[프란치스코 교종 최신 강론말씀]

(편집 : 장기풍)

“재물은 필요하지만 나눠야 합니다”

교종, 8월4일 연중 제18주일 삼종기도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종은 8월4일 성베드로 광장에서 진행된 연중 제18주일 삼종기도에 앞서 이날 복음(루카 12,13-21)에 나오는 예수님의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설명하면서 정신없이 돈을 좇으려는 생활은 ‘하늘나라에 있는 참된 보물’에서 우리 마음을 앗아 가며 종종 불안, 불행, 남용, 전쟁의 원천이 된다고 강조했다. 

가르침 내용.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은 군중 가운데 어떤 사람이 가족의 유산에 관한 법률적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예수님께 청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질문에 직접 답변하시지 않고 탐욕, 즉 ‘소유하려는 욕망’을 경계하라고 권고하십니다. 정신없이 돈을 좇으려는 군중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어리석은 부자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그 부자는 많은 소출을 거두는 행운을 얻었고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어 안전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믿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이 비유를 읽어 보시면 좋을 겁니다. 루카 복음 12장 13절입니다.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아름다운 비유입니다. 부자가 자기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계획을 세웠는지 반면에 하느님께서 얼마나 그를 어떻게 하시는지 대조해 볼 때 이야기는 실감납니다. 부자는 자기 영혼 앞에 즉 자신에게 세 가지 생각을 제시합니다. 쌓아 둔 많은 재산, 이 재산이 보장해 줄 많은 세월, 세 번째로 구속받지 않는 행복과 안정(루카 12,19 참조)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그에게 하시는 말씀은 이런 계획을 무산시킵니다. ‘여러 해’ 대신 하느님께서는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갈 것이다”라는 ‘즉시성‘을 알려 주십니다. 인생의 즐거움 대신에 말입니다. 심판의 결과로 “하느님께 목숨을 돌려줄 것이다”고 제시하십니다. 부자가 모든 것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쌓아 둔 많은 재산의 현실에 관해서는 질문의 풍자에 의해 가려집니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루카 12,20) 상속을 위한 싸움을 생각해 봅시다. 이는 가족 간에 일어나는 수많은 싸움입니다. 아울러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죽음의 시간은 오게 마련입니다. 조카, 손주들이 보러 옵니다. 하지만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집니까? 모두 가져가 버립니다. 이러한 대조 안에 하느님께서 이 사람을 부르시는 ’어리석은‘이란 호칭이 정당화됩니다. 그가 구체적이라고 믿었던 일이 환영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는 실천적으로 하느님을 부정했고, 그분과 값을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어리석은 것입니다. 복음사가가 작성한 비유의 결론은 독특하게 효과적입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이 바로 이러하다.”(루카 12,21) 우리 모두가 바라보도록 부르심 받은 지평을 드러내주는 훈화입니다. 물질적 재화는 필요합니다. 각자의 재산입니다! 그러나 재화는 가장 필요한 사람들과 나누는 가운데 정직하게 살아가기 위한 수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재물이 마음을 얽어매고 하늘나라에 있는 참된 보물에서 마음을 앗아갈 수 있음을 경계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성 바오로도 이 점을 상기시켜줍니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콜로 3,1-2) 이 말씀은 현실에서 벗어나라는 것이 아니라 참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을 찾으라는 뜻입니다. 곧 정의, 연대, 환대, 형제애, 평화, 인간의 참된 존엄성을 구성하는 모든 것입니다. 세속적 스타일을 따르는 삶이 아니라 오히려 복음적 스타일을 따라 실현된 삶을 지향하는 것을 말합니다. 곧, 우리의 온 존재를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예수님께서 사랑하셨던 것처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섬기는 삶과 자신을 내어주는 삶입니다. 재물에 대한 탐욕, 재산을 가지려는 뜻은 우리 마음을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더 배고프게 만듭니다! 탐욕은 맛있는 캐러멜 같은 것입니다. 하나를 먹고 이렇게 말합니다. “아! 참 맛있구나” 그런 다음 또 하나를 먹고, 또 다른 하나를 집어 듭니다. 탐욕도 이와 같습니다. 만족할 줄 모릅니다. 조심하십시오! 이를 이해하고 살아왔던 사랑은 참된 행복의 원천인 반면 물질적 재물과 부에 대한 끝없는 추구는 종종 불안, 불행, 남용, 전쟁의 원천이 됩니다. 수많은 전쟁이 탐욕 때문에 시작됩니다. 지나가고 마는 안정에 현혹되도록 자신을 맡기지 말고 매일 복음의 영원한 가치의 믿을 만한 증인들이 되도록 동정 마리아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미국 총기난사 희생자들 위해 기도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날 삼종기도 후 미국 텍사스 주 엘파소를 비롯 오하이오 주와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저는 지난 며칠 사이 미국 텍사스 주, 캘리포니아 주, 오하이오 주를 피로 물들인 총기난사 희생자들과 영적으로 가까이 있겠습니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부상자들, 그 가족들을 위한 저의 기도에 함께하도록 여러분을 초대하며 성모 마리아께 이 사람들을 맡깁니다.” 한편 가장 최근 사건은 3일과 4일 사이 오하이오 주 데이턴에서 발생했다. 한 남성이 총을 들고 거리에서 난사해 9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범인은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지만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 몇 시간 전에는 텍사스 주 엘파소에서 21세 청년이 대형 쇼핑몰에서 총을 난사해 20여 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 미국에서 최근 발생한 총기사건 중 가장 끔찍한 유혈사건 중 하나다. 이 같은 사건에 대해 미국 주교회의 의장 다니엘 디나르도 추기경은 성명에서 “총기사용과 관련된 폭력은 미국 전체에 계속 퍼지는 무절제한 상처가 되었다. 이 같은 사태는 변화돼야 하며 이를 위해 한 번 더 아메리카 공동체에서 상상할 수 없이 반복되는 무기 폭력과 살인사건이 계속 증가하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법률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주교단은 일상적 삶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들이 예고 없이 인간생명에 대한 경멸과 폭력의 무대로 변할 때 우리 사회 안에는 무엇인가 사악한 세력이 근본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주교단은 신앙인이라면 모든 희생자를 위해, 상처 입은 공동체들의 치유를 위해 계속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혐오스러운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조사 받고 있는 엘파소 사건 범인은 전날 아침 구소련제 자동소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들고 엘파소 노천상가 중심지 쇼핑몰에 침입했다. 경찰에 투항하기 전 몇 분 동안 총을 난사했다. 이번 대량학살은 멕시코 국경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엘패소 시내에 많이 거주하는 히스패닉 공동체를 향한 인종차별주의 혐오가 있다는 추정은 있으나 불확실한 상태다. 그러나 인종차별 범죄는 프란치스코 교종이 기억한 7월29일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확인됐다. 음식축제 동안 3명의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15명의 부상자를 냈다. SNS에 인종차별적 혐오표현을 게시했던 범인은 19세 청년으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다.

 

“뒷걸음질하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다”

교종, 인도네시아 가톨릭선교대회 영상메시지

프란치스코 교종은 8월1일부터 4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전국가톨릭선교대회’ 축하 영상메시지를 전달했다. 교종은 메시지에서 그리스도인이란 성령에 힘입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으로 사회의 누룩으로서 세례받은 삶을 살아 내는 사람이며, 예수님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사람, 곧 선교사라고 강조했다. 교종은 이번 대회 주제 ‘세례받다, 그리고 파견되다’에 대해 깊이 묵상하라고 권고하면서 “우리는 세례를 통해 보화와도 같은 성령을 받아들이고, 우리 안의 복음이신 예수님의 메시지를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종은 ‘세례받다’와 ‘파견되다’라는 두 단어에 주목하고 이를 이번 선교대회의 중심이 되는 모티브로 삼도록 당부하면서 “여러분에게 아름다운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에 만족하고 열정을 느낄 때 여러분은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거나 선물하고 싶어질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교종은 또 그리스도인들이 각자 삶 속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사회 안의 누룩으로서 세례받은 삶을 어떻게 살아 내면 좋을지 반문했다. 끝으로 교종은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하며, 성경말씀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뒷걸음질하는 백성이 아니라, 늘 앞으로 나아가는 백성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교종은 그리스도인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파견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성령께서 나를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신다고 말했다. 교종은 “그러니 여러분, 용기를 내십시오. 앞으로,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세례를 받고 세상으로 파견되십시오.”라고 말했다. 교종은 이를 위해 성모님께서 우리를 보호해 주시길, 또 우리 모두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기도드리자고 청했다. 아울러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하고 축복을 전하면서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2006년 은퇴. 현재 뉴욕에 사는 재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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