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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청소년, 평화를 말하다

기사승인 2019.08.09  14: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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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교구 청소년평화학교, “평화는 대화하고 같이 먹고 노는 것”

“대화하기, 같이 먹고, 같이 놀기.” 의정부교구 청소년평화학교에 온 가톨릭 청소년들은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7-9일 파주 민족화해센터에서 열린 청소년평화학교 ‘피스쿨’(Peace School)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마련했으며, 의정부교구 7개 본당의 중고등부 청소년 29명이 참가했다.

청소년들은 남북청년의 탈북과정을 그린 로드 다큐멘터리 ‘메콩강에 악어가 산다’ 시청 및 토론, 분단 현장방문, 비폭력 대화, 북한 음식과 놀이 체험 등을 통해 평화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서로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의정부교구 민화위원장 강주석 신부는 “청소년 평화교육이 매우 중요한데도 교회가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이번 평화학교를 마련해 청소년 평화교육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시도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이어 “교회가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평화교육을 어떻게 해 나갈지 계속 고민하겠다”며 “참가자들이 더 관심을 보이면 후속 교육을 통해 이들을 청소년 평화사도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둘째 날인 8일, 참가자들은 4개 조로 나뉘어 분단의 현장인 금정굴, 보현사, 북한군중국군 묘지, 비무장지대 생태탐방로를 방문한 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임진강의 생태와 강 건너 북한지역인 임한마을(황해북도 개풍군 관산면)에 대해 들었다.

안내를 맡은 생명환경 운동가 박평수 씨(프란치스코)는 김포 시암리와 임진강 성동습지에 찾아오는 재두루미와 독수리의 생태를 설명하며, “새들도 자유롭게 남북을 오가는데 우리는 70년 가까이 서로 오가지도, 대화도 못 했다. 앞으로 새들만큼 자유롭게 남북의 형제들이 오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일 금정굴을 찾아가 집단학살의 역사를 듣고 있는 학생들. 금정굴은 수직굴로 학살 당시인 1950년에는 깊이 10미터였다. 경찰은 굴 입구에 5명씩 앉게 한 뒤 등에 총을 쏘아 굴 아래로 떨어뜨렸다. ⓒ김수나 기자

민간인 집단학살지 금정굴, “깊은 두려움 느꼈다”.

한국전쟁 당시 경찰과 우익 청년단체에 의해 최대 200명의 민간인이 집단 학살된 금정굴(고양시 황룡산 소재)을 둘러본 한 학생은 “깊은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금정굴은 일제강점기 때 금을 캐기 위해 파 놓은 수직굴로, 1950년 10월 9-25일까지 11번에 걸쳐 민간인 200명(최대 추정치)이 이곳에서 총살돼 집단 매장됐다.

현장 안내를 맡은 ‘인권평화연구소’ 신기철 소장은 “이 학살의 가해자는 당시 이승만 정권, 고양경찰서, 의용경찰대, 치안대(경찰의 치안보조 조직, 우익청년 단체로 구성)”라며 “방문자들이 설명을 듣고 돌아가도 가해자를 일본군이나 북한군으로 잘못 아는 일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시작되면서 이 지역은 북한군이 점령했다. 그해 9월 28일 국군이 서울을 수복하자 경찰은 북한군 점령 동안 북에 협조했다고 의심되는 이들을 이곳에서 총살했다.

당시 검찰 조사에 따르면 희생자가 176명으로 집계되나, 마을주민과 가족 등의 증언에 따라 180-200명으로 추정한다. 희생자 대다수는 부역 혐의를 받는 이의 가족이나 친척이다. 1995년 유족들이 직접 나서 발굴한 유해는 153구로 그중 10퍼센트가 여성과 아이들이다.

신 소장은 “집단매장된 상태에서는 온전한 유해를 수습하기 어렵고 상당수 유해가 유실됐을 것”이라면서 “유해 봉안과 현장보존이 시급하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정부는 유해 발굴과 진상조사 요구를 외면하다, 2007년이 돼서야 국가기구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가 국가책임을 인정했다. 당시 위원회는 정부 공식 사과, 유해 영구 봉안, 평화공원과 위령시설 설치, 국가보안법 등 관련법 개정과 역사관 건립을 권고했고, 2012년에는 사법부도 유족 91명에게 국가가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신 소장은 지난 5월 발표된 정부의 3기 신도시 계획에 따라 정부가 현재 사유지인 황룡산과 주변을 매입하면 금정굴은 보존절차에 들어가고 평화공원 등이 조성될 것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앞으로도 수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강 건너 북한지역의 임한 마을을 살펴보는 학생들. 이곳은 서해의 영향으로 썰물일 때, 북한과의 거리가 500미터 채 되지 않는다. ⓒ김수나 기자

참가자들은 각자 다녀온 현장에 대한 소개와 느낀 점을 나눴다.

금정굴에 다녀온 한 학생은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의 흔적이다. 소중한 가족과 친구를 잃은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남북관계가 좋아져 정당한 배상과 위로를 받도록 기도하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한국사를 잘 안다고 자부했는데 이런 슬픈 참사이자 역사를 몰랐다는 것이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북한군, 중국군 묘지에 국화를 놓고 왔다는 참가자들은 “적군이어서 관심이 없었는데 한국전쟁에서 죽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지 못하고 무명인 묘지로 이곳에 남았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신부는 청소년들이 역사현장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 “역사적 아픔이 있는 장소를 통해 평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새롭게 고민하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평화란, “대화하고, 같이 먹고, 놀면서 친구가 되는 것”

현장방문 뒤 이어진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평화에 구체적으로 다가가는 주제로 ‘친구가 되는 방법’을 이야기했다. 이들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친구가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먼저 말 걸고, 음식을 나눠 먹고, 같이 놀면 된다고 말했다.

먼저 참가자들은 평화로 이끄는 대화를 위해 자신과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표현하며 마음의 문을 여는 ‘비폭력 대화’에 나섰다.

이어 북한 주민들이 장마당에서 가장 자주 사 먹는 길거리 음식인 두부밥, 인조고기(콩고기)밥, 속도전떡(옥수수가루떡)을 만들어 나눠 먹고, 북한의 남녀노소가 모이면 즐기는 카드게임인 ‘사사끼’를 하며 함께 놀았다. 이 자리에는 어릴 때 북한에서 온 청년 3명이 함께했다.

봉사자로 참여한 김예슬 씨는(아기아가타) “본당 주일학교 여름캠프로 생각하고 온 친구들도 있어서 딱딱한 교육보다는 최대한 재미있게 지내면서도, 평화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기회를 접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엔 이 친구들에게 무언가 가르치고 느끼게 해 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는데, 만나 보니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더 진지하게 일상에서 이미 평화를 많이 고민하는 모습에 오히려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씨를 포함해 이번 행사에는 청년 봉사자 18명이 함께했고, 행사일정 지원과 평화학교 프로그램 기획, 진행에 참여했다. 

북한의 대표적 길거리 음식인 두부밥과 인조고기(콩고기)밥. 튀긴 두부와 콩고기 사이에 밥을 넣고 매운 양념장을 발라 먹는다. ⓒ김수나 기자
북한의 대표적 길거리 음식인 두부밥과 인조고기(콩고기)밥. 튀긴 두부와 콩고기 사이에 밥을 넣고 매운 양념장을 발라 먹는다. ⓒ김수나 기자

 

1978년 무장공비 침투로 약 2000발의 지뢰가 묻혀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다 2007년 뒤 새로 건물을 지은 보현사에 다녀온 참가자들이 현장의 풍경을 종이에 표현해 발표했다. (이미지 출처 = 청소년평화학교에서 제공한 동영상 갈무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김수나 기자 ssuk316@catholicnews.co.kr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기사는 영리 목적이 아니라면 누구나 출처를 밝히고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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