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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과 산양을 지켜 주세요”

기사승인 2019.08.09  16: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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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가장 연대적인 사람 - 맹주형]

수년 전 호주 세계자연유산인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에 다녀왔다. 이 산에는 코알라가 먹이로 좋아하는 유칼립투스 나무가 많다. 유칼립투스 나무 수액이 강한 햇빛에 반사되어 산 전체가 푸른색으로 보인다 하여 그 이름이 푸른 산이다. 블루마운틴에 가던 날, 비가 와서 그 푸름은 덜했지만 조망대인 에코 포인트(Echo Point)에서 바라본 광활한 산의 모습은 과연 호주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릴 만했다.

스위스 남부에는 체어마트(Zermatt)가 있다. 알프스 최고봉인 마터호른(4478미터) 산 아래 있는 작은 마을이다. 알프스 등산과 스키리조트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마을이다. 마터호른은 최고의 산악전문가들만이 접근할 수 있는 산이다. - 지금까지 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매년 10명 이상의 산악전문가들이 사망한다. - 일반인들은 멀리서 마터호른의 신성한 경관을 바라보며 걷는다. 이 마을의 가장 인기 있는 탐방코스는 산악열차로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전망대까지 올라가 9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마터호른 정상을 조망하는 코스다.

호주의 블루마운틴, 스위스 마터호른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설악산이 있다. 설악산은 천연기념물 17호로 천연보호구역이며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전지역이다. 전국토의 4퍼센트에 불과한 국립공원 가운데 1퍼센트 밖에 남지 않은 생태보존지역이다. 그래서 설악산은 5개의 보호구역으로 정해 천연기념물 제217호, 멸종위기 1급 종인 산양과 멸종위기종 2급인 삵, 담비, 하늘다람쥐, 까막딱따구리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이 설악산에 자본과 개발의 논리로 끊임없이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었지만 2012년, 2013년 모두 무산되었다. 설악산은 보전가치가 우선이라는 국립공원위원회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다시 오색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추진되어 승인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환경부 적폐 청산을 위해 환경정책 제도개선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박근혜 정부 환경부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비밀 TF를 만들어 경제성 보고서를 조작하고, 불법 구매 계약을 하고 심지어 TF 소속 공무원이 사업자 양양군 측에 유리하게 자료를 조작한 것이 드러났다.

산양. ⓒ박그림

제도개선위원회는 “부당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진행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의 확인된 문제점들에 대한 감사 등을 통해 재검증하고, 사업의 타당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사업추진자인 양양군이 환경영향평가를 요청해 올 경우 부동의 처리할 것”을 제시했다.(2018년 3월 23일, 환경정책 제도개선위원회 보도자료 16-17쪽 참조)

그리고 지난 5월 31일 설악산 케이블카 환경영향갈등조정협의회가 다시 열려 양양군이 제출한 보완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하고 있다. 8월 16일 제14차 갈등조정협의회를 끝으로 환경부는 8월 안에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사업을 최종 결정해야 한다.

8월 6일, 521개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모여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날 선언에 참여한 12살 5학년 윤다영 어린이는 다음과 같이 글을 적었다.

“5학년 국어교과서에 멸종위기 동물을 소개하는 글에 산양도 같이 나와 있습니다. 저는 산양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설악산에 사는 산양이 위험에 빠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설악산에 놓으려는 케이블카 때문입니다. (중략) 저는 산을 봤을 때 산 그 자체가 좋습니다. 산양도 그럴 겁니다. 저는 그래서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생기는 것이 싫습니다. 설악산은 산양들이 오래오래 살아야 하는 산양들의 산입니다. 설악산과 산양을 지켜주세요.”

국립공원 설악산은 우리 인간이 함부로 할 곳이 아니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다른 생명과 미래세대의 권리를 빼앗는 일은 그 자체로 불의다. 설악산은 산양과 뭇 생명들이 오래오래 살아야 하는 자연유산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만 바라보는 것뿐이다. 국립공원에 대한 세계적 트렌드도 개입이 아닌 보존과 조망이다. 인간이 개입할수록 생태계는 망가지기 때문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끝내야 한다.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하고 부동의해야 한다. 

8월 6일(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 전국시민사회선언. ⓒ박용훈

맹주형(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JPIC) 연대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맹주형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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