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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여도 진실을 죽이지는 못한다’

기사승인 2019.08.12  14: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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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다비드 주교, 아시아청년들에게 용기 북돋아

“두테르테가 나에게 어떤 끔찍한 일을 할지도 모르는데 두렵지 않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두테르테는 메신저를 죽일 수는 있어도 메시지 자체는 죽이지 못한다’고 대답한다. 우리가 ‘사법외 살인’(extra-judicial killings)에 눈감는 침묵의 문화를 깨뜨렸기 때문에 박해받는다면, 그것은 적어도 교회에서 성적 학대에 대한 침묵의 문화를 조장한다고 모욕당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필리핀의 파블로 다비드 주교(칼로오칸 교구)는 12개 나라에서 온 80여 명의 아시아 청년, 활동가, 성직자, 수도자, 신학자 등이 모인 자리에서 ‘이 침묵은 저항과 용기로 깨야 한다’고 참가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았다.

이 자리는 8월 1-10일 타이 치앙마이의 ‘사랑과 일치의 공동체 센터’(CLUMP)에서 연례 청년지도자 양성프로그램인 ‘아시아청년아카데미/실천신학포럼’으로 우리신학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아시아평신도지도자포럼’(ALL Forum)이 진행했다.  

아시아가톨릭언론ucanuews.com의 7월 19일자 기사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다비드 주교를 포함해 주교 4명과 사제 3명, 수도자 1명을 비롯해 부통령 및 반대파 정치인 35명을 반정부 선동, 사이버상 명예훼손, 비방, 공무집행방해로 고발했다.

다비드 주교는 8월 8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이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을지 매우 불투명했는데, 왜냐면 이미 경찰이 다섯 가지 형사상의 죄목으로 고발한 상태였고 또 오기 이틀 전에 또 다른 서류를 요구해 변호사 팀과 밤을 새워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테르테는 이미 2017년에 나를 마약상, 도둑이라고 부르며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의 파블로 다비드 주교. ⓒ황경훈

‘생태 및 인간 안보 위기에 맞서는 아시아 종교문화전통의 지혜’를 주제로 열린 이 청년 프로그램에서는 일주일 동안 열린 현장체험과 워크숍에 이어 아시아의 신학적 전망, 젠더 정의, 종교간 대화, 인간 안보, 공동합의성, 메콩강 유역의 대형댐 건설 문제, UN 농민권리선언과 그 이후, 범 아마존 시노드, 교회 개혁 등 다양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루었다. 

다비드 주교는 이 행사에 특별 연사로 초대되어 ‘사법외적 살인과 성학대에 눈감는 아시아의 침묵의 문화 깨기’를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자신의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고 주교와 사제들의 도덕적 권위를 추락시키기 위해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일상적으로 이용해 왔다고 비판했다.

다비드 주교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많은 주교와 사제를 침묵시키는 데 성공해 왔는데, 왜냐하면 ‘성적 학대를 은폐한다는 비판이 일부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인정했다. 

다비드 주교는 한 대구교장이 자신에게 ‘두테르테가 대교구 사제들 중 일부의 성학대 혐의를 들춰내 공격하는 바람에 이를 막기 위해 사법외 살인에 대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유감’이라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고 했다.

강사로 초대된 필리핀 평신도 신학자 임마누엘 드구스만도 특히 지난 3년 동안 교회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두테르테 대통령이 주교를 포함한 성직자를 신랄하게 비판해 왔다고 보았다. 그는 어떤 자료를 활용하는가에 따라 ‘마약과의 전쟁’의 희생자가 6000명에서 3만 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대부분이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다피라 핑로프와 베네딕타 스텔라. ⓒ황경훈

인도네시아 참가자 베네딕타(24)는 “다비드 주교의 침묵의 문화에 관한 강연은 ‘눈이 떠지는’ 체험이었다. 만일 본당에서부터 이러한 침묵을 용인하지 않는다면 성학대 문제 등을 포함해 교회와 사회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대학 조교로 일하고 있는 베네딕타는 아시아에서,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종교는 사회의 뿌리라고도 할 수 있고 또 점점 더 종교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여러 문제에 응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도 북부 출신인 다피라 핑로프(25)는 “나는 어릴 때부터 ‘교회는 항상 좋은 곳’이라는 말만 듣고 자랐는데, 다비드 주교는 그렇지 않은 점이 있음을 숨김없이 말했고 그렇기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보여 주었다.”고 했다. 

교구 신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다피라는 “교회 지도자로서 다비드 주교는 모범이며, 많은 주교가 이런 태도를 갖는다면 교회와 세상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네팔,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한국, 아일랜드에서 청년, 인권, 평화, 여성, 생태 등의 사회사목에서 활동하는 청년과 교회일꾼 등이 참가했다. 

칼로오칸 교구는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북서부에 있는 칼로오칸과 나보타스 시 등을 관할하는 작은 교구로 현재 본당 26개와 준본당 1개, 그리고 공소 1개로 이루어져 있다. 나보타스는 톤도, 파야타스와 함께 마닐라의 대표적인 빈민지역으로 아이들을 포함한 마을 주민들이 쓰레기 매립지에서 나오는 폐품으로 삶을 연명해 가고 있으며, 한국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에서 수녀 2명이 파견되어 이곳 아이들의 교육을 돕고 있다.

지난 1-10일, 아시아평신도지도자포럼에 참여한 사람들. ⓒ황경훈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catholicnews.co.kr>

황경훈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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