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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씨, '악의 평범함'을 거부한 사람

기사승인 2019.08.16  12: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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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일째 고공농성하는 김용희 씨 위한 생명평화미사

여장연과 남장협이 15일, 삼성의 부당해고에 항의하고 복직과 사과를 요구하며 67일째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 씨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 씨를 위한 ‘생명평화미사’가 15일 강남역사거리 농성 현장 앞에서 봉헌됐다.

노조설립에 나섰다는 이유로 지난 1995년 삼성에서 부당해고 당했다는 김용희 씨는 삼성 서초동 사옥 앞 25미터 높이 CCTV철탑 위에서 6월 10일부터 67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55일간 단식농성까지 했지만, 심각한 건강 상태를 걱정한 시민들의 설득으로 7월 27일부터는 단식을 중단했다.

김 씨는 현재 부당한 해고와 해고 이전의 납치, 협박, 폭력 등에 대한 삼성의 사과,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월급 지급, 그리고 올해 7월에 정년을 맞았지만 명예 복직을 통한 자신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여자수도자 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가 주관한 이날 미사에는 사제와 수도자, 신자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김용희 씨는 철탑 위에서 미사를 지켜보며 참가자들과 손인사를 나눴다.

김용희 씨는 미사 뒤 전화 통화로 “많은 것이 미약하고 부족한데 이런 귀한 자리를 마련해서 감사하다. 이 땅에 정의와 평화를 위해 실천하는 신부님, 수녀님들 모두 감사하다”며,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한 줄기 빛을 바라보는 심정이다. 분노를 딛고 일어나 더 열심히 싸워서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신념을 실현하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여장연과 남장협이 15일, 삼성의 부당해고에 항의하고 복직과 사과를 요구하며 67일째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 씨를 위한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김용희 씨, 억압이 내재된 사회적 몸의 요구를 거부한 사람

“김용희 님, 당신의 억울함을 우리는 이해합니다. 삼성은 변해야 하고, 당신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당신의 작은 몸짓은 우리 사회의 일부로서 우리들의 목소리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신의 용기 있는 행동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도 이 목소리에 연대해 우리 스스로의 목소리를 만들어 갑시다.”

강론을 맡은 김정대 신부(예수회)는 “우리의 몸은 사회적인 몸”이라는 한 여성신학자의 말을 들며, “우리의 몸은 사회구조와 역사, 문화, 제도로 인한 경험으로 형성된 ‘사회적 몸’이며, 한국인들의 사회적 몸에는 한국 사회의 역사를 통한 일그러진 문화, 사회, 역사가 있다”면서, “이 폭력적이고 경직된 사회적 몸, 그리고 다른 이들의 요구에 순응하는 것을 거부하는 이가 바로 김용희 씨”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삼성이라는 폭력적 구조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70일에 가까운 싸움을 하고 있는 김용희 씨는 사회적 몸이 아니라 자신의 고귀한 몸이 느끼는 대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라며, “우리의 몸이 느끼는 것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알아들을 때, 타인이 무시할 수 없는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이 목소리를 냄으로써 우리의 목소리가 사회의 일부가 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사에 참여한 이들이 길 건너 보이는 철탑 위 김용희 씨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전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김 신부는 성모 승천 대축일에 읽는 마니피캇에는 그 당시 억압을 받아들인 이들은 할 수 없는, 성모 마리아 자신의 부드럽고 강인한 목소리, 자기 자신의 삶을 살고자 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며, “생명을 품은 이들은 부드럽고 따뜻하지만 또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인해져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추는 것이 바로 우리의 인간성, 인간됨”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씨는 현재 운동부족에 따른 근육 손실과 시력 문제 등 건강이 심각한 상태다. 한국작가회의와 향린교회 등은 매일 저녁 촛불 문화제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회원로를 비롯한 시민사회도 삼성의 사과와 김용희 씨 농성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정현진 기자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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