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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봉틀 프로젝트

기사승인 2019.08.22  1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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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1989년, 학교를 해직당하고 하루하루 노동자로 일을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해질 무렵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검붉은 골목길에서 안해가 즐겨 맞이하는 것이 아닌지요. 안해는 길가의 2평이 되지 않은 아주 작은 점포를 보여 주며 해맑게 웃고 있었습니다. “꾸밈방”이라는 홈패션 가게였습니다. 안해는 어디서 재봉을 배웠는지 꾸밈방은 우리 동네에서 제법 소문이 난 가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2평의 가게는 4평이 되었습니다. 안해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가끔 스크럼을 짜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 집으로 오기도 했습니다.

한 달 동안의 짧지 않은 여정에서 만난 탄자니아의 가난한 아이들을 생각하는 나날입니다. 이 아이들이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가 위해서는 빵과 물고기의 무한 제공보다는 빵과 물고기를 만들고 잡을 수 있는 방법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비인간적 환경에서 벗어나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과 생업을 위한 기술의 제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장영식

탄자니아에서 돌아온 뒤, 며칠을 잠만 잤습니다. 그 잠 속에서도 ‘탄자니아의 가난한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기술학교에서 재봉을 배우던 학생들의 모습이 안해의 모습과 교차되면서 '재봉틀 프로젝트'를 떠올렸습니다. 낡은 재봉틀을 새것으로 바꾸어 주고, 원단도 여유 있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느라 끙끙 앓았습니다.

탄자니아의 가난한 지역을 방문하면, 마을 입구에 점포 몇 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그중에 꼭 있는 것이 재봉가게였습니다. 재봉기술을 배우면 자립과 생업을 유지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영식

만나는 사람들마다 재봉틀 얘기를 꺼냈습니다. 한 사람이 20만 원을 기부하면 좋은 재봉틀과 원단으로 기술학교 학생들이 재봉기술을 연마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탄자니아에서 보았던 낡은 재봉틀과 턱없이 부족한 원단 등에 대해서 몇몇 지인들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지인들은 모두 제 뜻에 동의해 주셨고, 흔쾌히 기부를 결정해 주셨습니다. 모두들 먹고 사는 일이 만만하지 않은 데도 그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는 마음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탄자니아의 가난한 아이들이 자립과 생업을 유지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재봉틀에 담긴 ‘하느님의 선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재봉틀 프로젝트'를 통해 탄자니아의 가난한 사람들이 비인간적 환경에서 벗어나 인간적 삶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지금 여기'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나라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장영식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재봉틀 프로젝트”에 함께해 주실 분은 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 선교총무국에 문의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장영식 editor@catholicnews.co.kr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기사는 영리 목적이 아니라면 누구나 출처를 밝히고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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