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노사위 이주형 신부, "매우 타당한 판결"

29일 대법원이 한국도로공사(도공)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을 직접 고용하라고 최종 선고했다.

한국도로공사가 그동안 ‘대법 판결을 기다린다’며 직접고용을 미뤄 온 만큼, 대법이 “요금수납원은 한국도로공사의 직원”임을 확인하면서, 도공은 이들에 대한 직접 고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법원은 요금수납원과 도공은 상호 유기적으로 보고, 지시, 협조를 통해 업무를 수행했고, 도공은 요금수납원 업무 자체를 지시했으므로 요금수납원과 도공은 하나의 작업집단이라며, 둘의 관계는 인력 도급이 아니라 파견이라고 봤다. 이런 관계에서 도공은 파견법에 따르지 않아 불법 파견을 한 셈이며, 계약 기간이 2년이 넘은 도공 직원이라는 판결이다.

이번 판결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2013년 도공을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제기한 지 6년 만이다. 당시 요금수납원 760여 명은 도로공사와의 용역 계약이 사실상 근로자 파견 계약이라며 직접 고용을 요구했으며, 1심과 2심 모두 요금수납원의 손을 들었다.

이번 판결을 받은 요금수납원 외에 소송 시기가 달라, 현재 1심과 2심 계류 중인 이들이 있지만, 이번 대법 판결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공이 직접 고용을 하더라도 이번 판결에 해당하는 367명만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지켜봐야 할 문제다.

다만, 자회사로 옮긴 이들 중, “근로자지위 확인소송을 승소하더라도 자회사 근로조건에 동의하며 자회사 전환의 효력은 유지된다”는 내용에 동의한 이들은 직접고용의 효력이 적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한국도로공사톨게이트 노동조합과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은 성명서를 내고,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정부와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1500명 해고자 모두를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판결의 효력은 1500명 해고 요금수납원 모두에게 일괄 적용되어야 한다며, ”원고의 이름만 다를 뿐 모든 상황이 똑같은 요금수납원들에게 이 판결의 효력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법 이전의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도로공사에게, ”또다시 300명과 1200명을 갈라치기 위한 술수를 짜고 있다면 당장 중단하라“며, ”요금수납원들에게 가짜 정규직인 자회사를 강요하고 강행하면서 벌어진 사태이므로, 잘못을 인정하고 법대로 직접고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불법파견이 분명해진 상황에서 직접고용을 하지 않는다면 나머지 1200명에게 지급해야 할 해고 기간 임금이 약 600억 원이라며, 도공에게 직접고용 입장을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대법원 최종판결이 난 이날로 서울 톨게이트 옥상 농성은 61일을 맞았다. (사진 제공 = 이명금)

한편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이주형 신부는 “지난 수십 년간 사업장 내 불법 파견과 노동자 차별 등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의 고통에 대해 근로자 지위가 정당하다고 법적으로 인정한 것은 매우 타당하다”고 2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정규직 고용방식에 대해 도로공사는 여전히 자회사 방식을 고수해 향후 직접고용 방식에 대한 노사 갈등은 여전히 남아 우려가 크다”면서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공공기관이 고용 안정과 노사 간 건강한 문화를 유지할 때 참된 공공기관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신부는 “다시는 부실 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해 그들이 또다시 거리로 내몰리고 고통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면서 “자회사는 직접고용을 회피하는 명백한 무책임으로, 직접고용을 이행과 경영 개선을 위해 노사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로 61일째 서울 톨게이트 옥상에서 농성 중인 이명금 공공연대노조 부지회장은 “판결 소식에 다들 좋아했고, 이제 조금 희망을 느낀다”면서 “도공은 이번 판결에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며 판결 대상자인 300여 명만 받아주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1500명이 모두 함께 간다는 입장”이라고 2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 그는 “소송 시작하고 처음에 회사에게 많이 무시당하며 7년 동안 다들 고생한 것을 서로가 다 알기 때문에 끝까지 1500명이 다 함께 직접고용으로 갈 수 있도록 열심히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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