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종 최신 강론말씀]

(편집 : 장기풍)

“교회는 아픈 이들을 위한 야전병원”

교종, 8월 28일 수요 일반접견 교리교육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8월 28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진행된 수요 일반접견 일곱 번째 사도행전 교리교육을 통해 “교회는 아픈 이들을 위한 야전병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종은 9월 1일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시작된 제2차 세계대전 개전 80주년을 상기시키면서 증오로 인한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평화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가르침 내용.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사도행전에 묘사된 교회공동체는 주님께서 공동체에 베풀어 주신 많은 풍요로움으로 살면서 “주님은 너그러우십니다! 외부세력의 공격에도 수적 성장과 큰 열정을 경험합니다.”라고 고백하게 합니다. 루카 복음 사가는 우리에게 이러한 생명력을 보여 주기 위해 사도행전에 등장한 주요 장소로 신자들을 위한 만남의 장소인 솔로몬 주랑(사도 5,12 참조)을 이야기합니다. ‘주랑'(柱廊)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개방된 공간이지만 만남과 증언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루카 복음 사가는 사도들의 말씀에 수반되는 표징과 이적, 그리고 사도들이 행하는 병자들을 향한 특별한 돌봄을 강조합니다. 사도행전 5장에 나타난 초기교회는 가장 약한 사람들 곧, 아픈 사람들을 환대하는 ’야전병원‘으로 보입니다. 그들의 고통이 베드로 사도가 절름발이에게 말한 것처럼, “은도, 금도 없지만”(사도 3,6) 예수님의 이름으로 굳건해진 사도들의 관심을 자아냅니다. 사도들처럼 모든 세대 그리스도인들이 보기에 병든 이들은 하늘나라의 기쁜 소식을 받을 특권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그리스도께서 특별한 방식으로 현존하시는 형제들입니다. 우리 모두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도록 찾아주어야 하는 형제들입니다.(마태 25,36.40 참조) 병든 이들은 교회와 사제들의 마음과 모든 신앙인들에게 특별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보살핌과 돌봄을 받아야 합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의 관심 대상입니다.

사도들 가운데 베드로 사도가 돋보입니다. 수위권(마태 16,18)과 부활하신 분에게서 받은 사명(요한 21,15-17)으로 인해 사도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오순절에 케리그마 전파를 시작한 사람이며(사도 2,14-41) 예루살렘 사도회의를 이끈 사람입니다.(사도 15장, 갈라 2,1-10)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하신 것처럼 병자들이 누워 있는 들것에 다가가 병고와 질병들을 치료합니다.(마태 8,17; 이사 53,4 참조) 갈릴래아 어부 베드로는 다른 분, 다시 말해 예수님을 드러나게 하면서 지나갑니다. 그리스도께서 살아 계시고 활동하게 하십니다. 증인이란 육신의 존재로 그리스도를 나타내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또 역사 안에서 사람이 되신 말씀과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그 말씀을 지속시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베드로는 스승님의 사업을 성취하는 사람입니다.(요한 14,12 참조) 우리가 믿음으로 베드로를 바라보면 그리스도를 볼 수 있습니다. 주님의 영으로 충만한 베드로는 아무것도 행하지 않고 지나갑니다. 베드로의 그림자는 병자들을 향해 몸을 숙이고 생명과 구원과 존엄을 다시 찾아주시는 부활하신 분의 ‘어루만짐’, 치유, 건강의 나눔, 부드러움이 되어 드리워집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친밀함을 보여 주시고, 당신 자녀들의 상처들을 ‘부드러움의 신학적 장소’로 만드십니다. 살아가는 동안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장애물이 되는 아픈 이들, 상처와 병들 안에는 항상 예수님의 현존과 상처가 존재합니다. 병든 이들을 돌보고 보살피며 치유하라고 우리 각자를 부르시는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그러나 베드로의 치유행위는 사두가이들의 미움과 증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사도들을 감옥에 가두고 그들의 신비로운 치유에 충격을 받아 사도들이 가르치는 것을 가로막았습니다. 이 사람들은 사도들이 마술이 아니라 예수님 이름으로 행하는 기적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사두가이들은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도리어 감옥에 가두고 매질했습니다. 사도들은 기적적으로 감옥에서 풀려났지만, 사두가이들의 마음은 너무나 굳어져서 자신들이 본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베드로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키워드를 주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사도 5,29) 왜냐하면 사두가이들이 “당신들은 이러한 일을 계속해서는 안 되고, 치유해서도 안 된다”고 단단히 일렀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대답합니다. “나는 사람들보다는 하느님께 순종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위대한 대답입니다. 이는 조건 없이 지체하지 않고, 계산 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과 우리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과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느님과 일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이들과, 중상모략하고 심지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이들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성령께 힘을 청합시다. 우리 가까이 계시는 주님의 사랑스럽고 위로가 되는 현존을 확신할 수 있도록 우리를 내면적으로 강하게 해 주시길 청합시다.

 

제2차 세계대전 개전 80주년 맞아 평화기원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날 삼종기도 후 오는 9월 1일 제2차 세계대전 개전 80주년을 맞아 전쟁의 공포를 되새기기를 호소했다. 교종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그날의 비극을 되새기는 한편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등 각지에서 열리는 기념행사를 언급하면서 “증오에서 비롯되는 비극적 결과가 두번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또한 교종은 “증오는 파멸, 고통, 죽음을 초래할 뿐이며 우리 모두의 마음 안에 그리고 모든 가정과 사회, 민족 안에 평화가 가득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이번 주 수요 일반접견에는 폴란드 순례단도 함께했다.

 

바티칸과 중국정부 합의 첫 주교 서임

바티칸 공보실장 마태오 브루니는 중국 야오순 안토니오 신부가 중국과 바티칸이 공동승인한 주교로 서임됐다고 밝혔다. 그는 “야오순 안토니오 주교님이 교종님 승인으로 2019년 8월 26일 주교로 서품됨에 따라 중국북부 네이멍구(내몽골) 지닝 우란차 교구장으로 임명됐음을 선언하는 바입니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그는 야오순 안토니오 신부의 주교서품은 2018년 9월 22일 베이징에서 바티칸과 중국이 서명한 잠정 합의문 틀 안에서 이뤄진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지닝교구는 네이멍구 북쪽에 있으며, 네이멍구 자치구 주도 후허하오터에는 멍칭루 바오로 주교가 이끄는 7만 명 신자들이 있다. 주교 서품식은 중국인 주교 3명이 공동집전했으며 현재 중국의 모든 가톨릭 주교들은 교종과 온전한 친교를 이루고 있다. 서품식에는 수백 명 사제와 수도자들이 참석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이번 주교 서품예식이 ‘엄숙하고 조화로우며 질서정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는 멍칭루 주교 발언을 인용해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하느님 아버지처럼 자비로이”를 사목지표로 정한 야오순 주교는 54살로 베이징 국립신학교 졸업 뒤 뉴욕 세인트 존스 대학과 필리핀 말라이발라이 바오로 6세 전례학연구소에서 전례학을 전공했다. 중국으로 귀국한 그는 베이징 국립신학교에서 전례학을 가르치는 한편 영성지도를 담당했으며, 중국 전례학위원회에도 재직했다. 2010년 고향인 지닝교구로 돌아가 전임자 교구장 류스궁 요한 주교를 보좌했다. 류스궁 주교는 지난해 90살로 선종했다.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가 포함된 교구 대표들은 전임 교구장 후임으로 야오순 주교를 교구장으로 임명하자고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이러한 평가과정을 거친 뒤 프란치스코 교종의 동의와 임명을 받았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2006년 은퇴. 현재 뉴욕에 사는 재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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