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44일 김수억 씨 방문, 도로공사 경찰력 행사 중단 촉구

3개 종단이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복직,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요금수납원 직접고용 문제를 즉각 해결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10일 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가 김수억 지회장(기아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민주노총 금속노조)이 단식 중인 서울고용노동청 앞을 방문한 뒤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촉구했다.

이날로 현대기아차 불법파견을 규탄하는 김수억 지회장의 단식은 44일째며,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요금수납원들의 도로공사 본사 점거 농성은 2일, 성남 서울톨게이트 옥상 농성은 72일, 청와대 앞 농성은 71일째다.

지난 10여 년 동안 서울중앙지방법원과 고등법원 등은 10번 넘게 현대기아차의 모든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고, 지난해 8월 고용노동부 장관이 설치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도 직접고용 명령, 당사자 간 합의 중재 등 적극적 조치를 하라고 고용노동부에 권고했으나 사측도 고용노동부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김 지회장은 고용노동부가 기아차에 불법파견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명령할 것을 요구하며 지난 7월 29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10일 김수억 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사회노동 단체 관계자들. (사진 제공 =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편 지난 9일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해고자 1500명 중 대법원 판결 적용 대상인 304명만 요금수납이 아닌 환경정비로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히자, 요금수납원 300여 명은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1500명 모두를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하며 본사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도로공사 본사에 나가 있는 민주일반연맹 남정수 교육선전실장은 “320명이 본사 점거 농성 중이고 이틀 동안 경찰과 충돌과정에서 여러 명이 다쳤다”면서 “지금 경찰은 강제해산을 위해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경찰병력을 대거 배치했다”고 11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강래 사장을 만나 1500명 전체 직접고용 방안에 대해 교섭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도로공사는 이에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3개 종단은 10일 “수납노동자들의 외침을 물리력으로 가로막고 해산시키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물리력 행사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이 법원판결대로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즉각 조치를 취해 상생과 공존, 희망의 길을 찾고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현대기아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임을 10차례 이상 확인했고, 한국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났는데도 두 회사는 이를 무시하고, 노동부는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법이 노동자로서의 정당한 권리와 명예를 회복시켜 주었는데도 현대기아차, 한국도로공사, 노동부는 법적 판단을 이행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일해 온 노동자들에게 큰 고통과 아픔만을 안겨 주고 있다”면서 “참으로 슬프고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의 정규직 전환, 노동존중 사회, 비정규직 감축과 처우 개선”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노동공약을 언급하며 “현 정부가 말하는 노동존중 사회 구현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 종교인들은 현 시국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천명하며, 도덕과 윤리, 양심과 신앙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받는 수많은 노동자와 함께하며 깊은 사랑과 연대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억 씨가 44일째 단식하고 있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 농성장. (사진 제공 =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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