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월성 핵발전소가 있는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은 소변검사에서 삼중수소가 배출되자 "살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5년 동안 주민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이주 호소를 하고 있지만, 한수원도 사회도 얼음장같이 차갑기만 합니다. 우리 사회가 이윤보다는 사람이 중심인 사회라고 한다면, 이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야 함이 마땅합니다. ⓒ장영식

월성 핵발전소는 중수로 핵발전소입니다. 때문에 많은 핵종 중에서도 삼중수소 배출이 가장 심한 핵발전소입니다. 삼중수소가 체내에 피폭되면 유전자 파괴 등으로 몸의 이상을 일으키게 됩니다.

월성 핵발전소에서 가장 가까운 양남면 나아리 주민들의 소변검사에서 어른에서부터 아이들까지 삼중수소가 배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나아리 주민들은 월성 핵발전소 홍보관 앞에 농성장을 차리고, 노후 핵발전소 폐쇄와 이주를 요구한 지도 5년이 지났습니다. 주민들은 농성장에서부터 상여를 끌고 월성 한국수력원자력 앞까지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핵반응로(원자로)로부터 최소 반경 3킬로미터라도 이주시켜 달라고 요구하다가, 최근에는 현재 제한구역으로부터 1킬로미터까지로 이주 요구를 축소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요구는 지금까지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곳이 핵반응로로부터 직선거리 914미터인 제한구역을 넘어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입니다. 갑상선암과 백혈병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내 몸이 증거임에도 과학적, 의학적 근거도 없이 인위적으로 설정된 914미터가 기준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미 2018년에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쇄를 결정한 월성 핵발전소 1호기조차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원안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영구 정지에 대한 결정을 보류시켰습니다. 촛불혁명에 숨죽여 있던 적폐세력들이 문재인 정부의 미온적인 개혁정책을 뒤집고 사방에서 발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