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조화 정중히 사양”, 가족장으로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가 강한옥 여사 빈소를 조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위로했다. (사진 출처 = 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디모테오) 어머니 강한옥 여사(데레사)가 향년 92살로 세상을 떠났다.

29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브링핑에서 “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다”면서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30일 개인 SNS에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습니다.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습니다”라고 남겼다.

이어 문 대통령은 “41년 전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신 후 오랜 세월 신앙 속에서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다면서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 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슬픔을 나눠 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927년 태어난 강한옥 여사는 함경남도 흥남에서 살다 남편 문용형 씨와 1950년 흥남철수 때 경남 거제로 피난 왔고, 1953년에 문재인 대통령을 낳았다. 남편 문용형 씨는 1978년 59살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강한옥 여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부산교구 신선성당에 다녔다. 신선성당은 문 대통령이 세례를 받은 곳이자 혼인성사를 올린 곳이다. 강 여사는 최근 노환과 지병이 악화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29일 오후 문 대통령은 수원에서 일정을 마친 뒤 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모친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천주교 부산교구 주교좌 남천성당에 마련됐다. 장례미사 역시 31일 오전 10시 30분 남천성당에서 봉헌되며, 장지는 경남 양산에 있는 하늘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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