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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의 대중이 신자유주의에 대해 폭발하고 있다

기사승인 2019.10.31  16: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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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고 - 안태환]

우리 사회에서는 좌파라고 하면 아직도 세 글자의 단어가 떠오른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의 현재 국면에서 좌파는 반신자유주의를 의미한다. 

2019년 10월은 라틴아메리카 정치지형의 변화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라틴아메리카의 정치 흐름에서 중요한 나라인 아르헨티나에서 우파를 물리치고 다시 페론주의 좌파가 집권했기 때문이다. 

페론주의 좌파는 급진적 포퓰리즘 세력으로 신자유주의 반대의 대중운동이 지지하고 있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좌파 3인방으로 불리던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중에 두 나라는 위기 또는 우선회하고 오직 볼리비아만 겨우 좌파 정부가 헤게모니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10월 20일 대선에서 에보 모랄레스가 2위와 격차가 적지만 다시 승리했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의 야당 후보는 신자유주의 체제를 지향하는 후보다. 그리고 에콰도르에서 원주민을 중심으로 반신자유주의 대중 시위가 격렬하고 칠레에서도 학생시위가 기폭제가 되어 일반대중도 일어나고 있어 피노체트 이후 소위 민주화(신자유주의) 이후 최대의 대중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나는 우리 사회의 지식인 그룹에서 ‘신자유주의’라는 단어를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고 언급 자체를 안 하고 일반 대중도 ‘적폐청산’과 ‘개혁’을 강조할 뿐 신자유주의를 언급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 아마도 우리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흠뻑 젖어 있는 점과 글로벌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위계서열 구조에서 신자유주의로 승리한 그룹에 속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가 행복하고 선진국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대표적 패자 그룹이 라틴아메리카다. 왜냐하면 격렬한 대중운동과 좌 우파의 정권교체에도 심각한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라틴아메리카 지도.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그 이유는 그들 즉, 라틴아메리카의 엘리트 집권세력과 대중이 무능해서라기보다 세계체제 자체가 강고하게 구조적으로 항상적 경제위기를 강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은 아마존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고 아르헨티나도 사료용 유전자 조작 곡물을 광범하게 경작하지 않고는 경제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의 경우, 현재 개혁정부가 ‘근로시간 축소’를 추진하면서도 ‘장시간, 저임금’의 오래된 구조의 힘에 짓눌려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만큼 경제의 경로의존의 힘은 무섭다.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다. 라틴아메리카 대중이 경제가 어렵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파를 지지했는데(예를 들어, 4년 전인 2015년에 아르헨티나에서 마크리를 지지했다), 지나 놓고 보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다시 돌아가자”고 외치는 것이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좌파가 집권해도 쉽게 경제가 좋아지지 않겠지만 좌파를 지지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의 헤게모니는 경제만이 아니라 대중의 주체적 ‘정동’(집단적 정서적 지지)이 핵심임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렇다 해도 4년 전 대통령이었던 크리스티나 키치네르가 부통령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우리 같으면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라틴아메리카는 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의 역량과 힘이 크다. 아르헨티나 대중운동의 주체는 다양하고 광범하다. 퇴직자, 학교 교사, 일반 주부, 가톨릭 사제, 노동운동세력, 고등학생과 대학생, 낙태 합법화 지지 등 페미니즘 세력, 인권 운동세력 등 이질적이고 다양한 중간계급과 하층대중이 집단적으로 연대하고 있다. 앞선 글에서 ‘급진적 민주주의’로 호명했던 포퓰리즘의 논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특히 2001년 대규모 시위를 주동했던 반신자유주의 대안 사회운동의 세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에콰도르와 칠레에서도 각각 원주민(CONAIE)과 학생이 중심이 된 대중의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원주민과 학생이 각각 시위의 중심인데도 대중운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라클라우의 용어대로 신속하게 “등가적 연쇄(접합)”를 통해 이질적인 다양한 사회그룹들과 연대하여 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칠레는 약 50년 전에 세계 역사상 최초로 대중 선거를 통해 맑스주의자인 아옌데가 대통령이 되었었다. 1973년 피노체트가 쿠데타로 집권했고 그 뒤 다시 민주세력이 집권하는 역사를 가졌지만 큰 틀에서 보면 아직까지 피노체트주의가 강하다. 즉, 신자유주의가 라틴아메리카 전체에서 가장 깊게 정착한 나라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에서 현재 큰 이슈가 되어 있는 교육의 다양성을 명분으로 한 교육의 특권화, 공공성 부재의 문제 등의 원조는 미국과 칠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칠레 대중의 집단기억에 자리 잡은 연대의 문화는 마치 오래 휴화산인줄 알았던 화산의 분화구가 터지듯 대중의 저항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지방선거가 주목된다.

결국, 최근 어느 미디어에 기고한 전문가가 언급한 대로 현재 라틴아메리카의 대중운동은 “좌우를 넘어 대중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좌파(반신자유주의 포퓰리즘)가 다시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안태환(토마스)
한국외대, 대학원 스페인어과 
스페인 국립마드리드대 사회학과
콜롬비아 하베리아나대 중남미 문학박사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HK교수
성공회대학교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안태환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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