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종말. (이미지 출처 = pixabay)

종말로 달려가는 지구

- 닐숨 박춘식

 

 

물 난리

불 난리

인종차별 살인

자동소총 난사

 

지구가 자결하려고 작정했는지 와그작와그작

어찌하려고 종잡기 어려운 종말을

왜 서둘러 만나려고 하는지 도시 알 수 없습니다

 

불 기도로 물을 데워 가난한 아이들 목욕시킨다면

물 기도로 산불을 담담하게 다독거릴 수 있다면

피부보다 심장을 곱게 가꾸는 흑백 기도를 바친다면

총알 기도로 다급한 교통사고를 막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쌈박하게 좋으련만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11월 18일 월요일)

 

지구에게 너무 미안한 최근의 일들을 두고, 지구에게 진솔한 고백을 한다면, 자연 보호나 지구의 온난화 등등의 주범은 돈 즉 황금입니다. 국가나 기업은 돈에 혈안이 되어, 사람도 나무도 코끼리도 고래도 매연도 남극도 모든 것이 뒷전입니다. 노골적으로 돈을 밝히는 지도자도 있습니다. 돈, 돈 하다가 유턴 지점을 놓쳐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면 누가 책임지려는지 답답한 마음뿐입니다. 나무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사실을 저는 믿습니다. 과학적 설명을 할 수 없지만,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생명체로서 최저의 수준으로 어떤 정보를 주고받는 방법을 주셨다고 저는 믿습니다. 지구를 돌고 있는 아마존의 연기가 각 나라 나무들에게 무슨 말을 전하는지 대충 짐작을 합니다. 나무가 병들거나 나무가 죽어도 좋다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종말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도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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