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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미국의 성학대 위기와 주교들

기사승인 2019.11.18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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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로버츠)

2018년 11월 12일에 미국 주교들은 주교회의 총회를 막 시작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당시 주교회의 의장이던 대니얼 디나도 추기경에게서 이번 총회에서 다루려고 준비했던 성학대 대책안을 다루지 않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황청의 지시였다.

그 안은 주교들의 행동지침, 그리고 주교들이 이 기준을 어긴 경우 고발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립 등이었다. 교황청은 이 안에 대해 개입하고 아무런 토의도 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그런데 오스턴 아이버레이는 새로 낸 책에서 그 대책안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한을 침범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했고, 미국 주교들은 그러한 혐의를 부인했지만, 그 결과로 1년 전 주교회의 장소였던 볼티모어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올해 주교회의 추계총회에서 당시의 일에 대한 추가 토론이 있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에 앞서, 독일 주교회의가 독일에서의 성학대 문제와 그에 따른 재난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는 (올 12월부터의 독일 교회총회)에 대해 교황청이 보이고 있는 반응을 비교해 보면 흥미롭다.

미국 주교들의 지난해 대책안은 주교회의 사무총장인 브라이언 브랜스필드 몬시뇰과 미국가톨릭대학 교회법대학 학장인 로니 젠킨스 몬시뇰이 마련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제안에 대해 투표를 진행하지 말라는 지시가 총회가 시작하자마자 주교들에게 전달된 핵심 이유는 성학대에 연루되거나 은폐한 주교들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주교들에 대한 새로운 행동지침을 만들고 평신도가 주도하는 위원회로 하여금 그러한 주교들을 심판하는 데 돕도록 할 것인가? 당시 미국 교회는 시어도어 매캐릭 전 추기경과 관련된 폭로들, 그리고 미국 전역 곳곳에서 눈사태처럼 터지는 성학대 고발로 신음하고 있었고, 그래서 주교회의 안에서는 교회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첫걸음으로 평신도의 심판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력했다.

하지만, 로마는 그런 제안은 주교들은 오직 교황에 의해서만 심판될 수 있다는 교회법과 전승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 주교들에게 “당신들은 분열돼 있기 때문에 신뢰성이 없다”면서 토론을 올 2월에 교회의 성학대 추문 대책을 다루기 위해 로마에서 열린 특별 세계 주교회의 의장단회의 뒤로 미루라고 했다.

그리고 이 의장단회의 뒤인 지난 3월 31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로코 방문에서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당시 미국 주교들은 로마로부터 분리된 자치 회중교회(congregationalist church)의 사고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가톨릭) 교회는 회중교회가 아닙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주교가 사목자로서 통제해야만 합니다.” “교황이 통제권을 갖고 있어야만 해요. 그리고 교황은 어떻게 통제권을 행사해야 하나요? 징계처분으로, 기도로, 회개로, 그리고 자기반성으로 합니다.”

아마존 시노드에서 독일의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과 교황청 주교성 장관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출처 = thetablet.co.uk)

미국 주교회의의 움직임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러한 접근법은 그가 그 뒤에 독일 주교들의 제안에 대해 보인 대응과 대비를 이룬다. 독일 주교들은 다음 달에 성학대 추문의 “쓰나미”에 빠진 독일 교회 안에 닥친 위기를 다루기 위한 공동합의적(synodal) 절차를 시작한다. 그리고 독일 주교들은 그에 앞서서는 가톨릭 신자의 비신자 배우자에게 영성체를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분열상을 보인 바 있었다.

2018년 5월 4일,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루이스 라다리아 대주교(편집자 주- 조금 뒤 추기경이 되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독일 주교들이 (혼종혼 부부의 영성체 문제에 대해) 보여 준 교회일치적 헌신을 높이 평가하며 그들이 교회 일치의 정신 아래, 가능하면 만장일치의 결과를 얻어 내기를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이 문제에 대한 독일 주교단 내부의 토론은 몇 주 계속되었으나 독일 주교회의 의장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은 6월 11일에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난 뒤, “사목적 대화와 식별을 중심으로 놓고 혼종혼 부부의 영성체 나눔 문제를 교회일치를 지키면서 탐색했다”는 성명을 냈다. 그리고 논쟁은 (결론 없이) 잦아들었다.

올해 독일 교회 안에서는 “(독일교회) 혼자라도 가자”라는 의견과 기존 보편교회의 규범과 한계 안에 머무르자는 의견 사이의 갈등이 다시금 불거졌다. 주교들은 성학대 위기에 따른 후과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합의적 절차”라는 방안을 고안하고 있었는데, 이는 또다시 독일 교회를 내부적으로 분열시키고 또한 로마와 안 좋은 관계로 밀어넣을 위험이 있었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6월 29일 “독일에 있는 여정 중의 하느님 백성”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내 독일 신자들의 교회 개혁 노력을 칭찬하는 한편, 세계 교회와 일치 안에 머무르라고 경고하고, 복음화에 초점을 두라고 권했다.

하지만 성학대 문제 처리에 평신도가 참여해야 한다는 압력은 강했다. 회원이 수백만이나 되는 독일가톨릭인 중앙위원회(Zdk)는 9월 13-14일에 주교회의 지도부와 만났다. 그뒤 Zdk의 토마스 슈테른버그 의장은 2018년에 있었던 독일교회의 성학대 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교회에는 성학대를 조장하고 “복음 메시지의 선포를 믿기 어렵게 하는” 체계적 문제들이 있다고 회고했다. 쉽게 말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독일 교회가 초점에 두기를 바라던 복음화에, 그간 성학대 문제에 교회가 보인 태도가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청 주교성 장관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은 이미 9월 4일에 이번 독일 교회의 공동합의적 절차를 위해 준비된 문건 초안을 보고 “교회법적 규범들을 어길” 수 있는 점이 있다고 한 바 있었다. 이에 대해, 독일의 <FAZ>에 따르면, 독일 주교회의 의장 마르크스 추기경은 이렇게 말했다. “교도권이 결론 내려 왔던 사안들에 관한 의문들이 있는데 왜 어떠한 토론도 금지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또한 독일 에센 교구의 총대리 클라우스 페퍼 신부는 <katolisch.de>에 “로마는 아직도 가톨릭교회가 독일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 위기에 빠져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 뒤에 앞으로 2년에 걸쳐 진행될 독일 교회의 공동합의적 절차를 위한 규정들이 발표됐다. 주교 69명, Zdk 회원 69명, 그리고 Zdk 회원이 아닌, 수도회 소속이거나 청년 신자들의 새로운 신심단체 대표인 82명이 이 절차에 참여하여 여러 핵심 사안을 토의하게 된다. 세계 교회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그 결과물은 바티칸으로 보낼 예정이다. “독일의 공동합의적 절차에 따른 투표”로서.

미국과 독일이라는 이 두 주교회의 이야기 안에서, 우리는 전 세계적 성학대 위기라는 같은 문제를 다루는 서로 다른 대응, 그리고 두 주교회의가 로마와 대하는 서로 다른 접근법을 볼 수 있다. 두 주교회의는 또한 각자에 대한 로마로부터의 대응이 어떻게 다른지도 식별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www.thetablet.co.uk/blogs/1/1322/a-tale-of-two-conferences-bishops-and-the-abuse-crisis-in-germany-and-the-us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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