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추기경, “전쟁 중에도 인도주의 존중해야”

민주화를 요구하며 홍콩이공대에서 농성 중인 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진압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홍콩의 일부 신자들이 경찰과 시위대 간의 폭력 대결을 풀기 위해 교황의 개입을 바라는 청원을 냈다.

이 온라인 청원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공대에서의 현 인도적 위기에 개입”을 호소했다.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쏘고 있으며 시위대는 화염병과 여러 사제 무기를 들고 있다.

청원문은 현재 대학 안에 있는 이들의 상황에 대해 “많은 사람이 부상했으며, 적어도 3명이 눈을 다쳤다. 약 40명이 물대포를 맞은 뒤 저체온증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자원 의료봉사자 대부분이 경찰에 체포됐기 때문에 부상자를 도울 의약품이나 인력이 거의 없다.”

청원문은 이공대 학생회가 경찰 지휘부에 사정을 호소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우리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현재의 인도적 위기 상황에 개입해 주시기를 긴급 청원한다”고 했다.

청원문은 양측이 캠퍼스 안팎에서 폭력 사용을 중단하기를 청했다. 또 경찰에게는 모든 사람이 캠퍼스를 평화로이 떠나도록 허용하고 아무도 체포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 청원문은 “홍콩의 로마 가톨릭인 그룹”이 준비해 18일 6시에 서명을 마감한 뒤 곧바로 교황청에 보내졌다.

11월 18일, 홍콩이공대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사진 출처 = uca.news)

한편, 홍콩교구의 하치싱 보좌주교는 민주화를 지지하는 한 변호사 단체와 더불어 이날 2시 무렵에 이공대 근처에서 경찰과 대화하려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또한 전 홍콩교구장인 젠제키운 추기경은 18일 한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홍콩은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인도주의는 심지어 전쟁 중에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주의를 지키지 않게 되면 홍콩은 국제사회의 눈에 “야만적 사회”로 비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 범죄자 송환법안에 반발해 시작된 홍콩에서의 시위는 행정장관 직선제와 보통선거권 요구 등 민주화운동으로 확대되었다. 홍콩 정부는 송환법안은 마침내 철회했으나 다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묵살하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자유의 제한, 그리고 그간 경찰이 보여 준 폭력적 태도에 대한 충격 등으로 시위는 계속돼 왔다.

영국 식민지이던 홍콩은 1997년에 중국에 반환됐으나, 중국은 홍콩에 1국2체제를 50년간 보장했다.

기사 원문: https://www.uca.news/2019/11/18/hong-kong-catholics-appeal-to-pope-to-help-end-crisis-at-besieged-university/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