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평신도지도자 포럼 카트만두에서 ‘이동학교’ 개최

우리신학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아시아평신도지도자 포럼’(ALL Forum)은 11월 18-23일 네팔 가톨릭학생회와 공동으로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예수회 아쉬람’(Jesuit Ashram)에서 ‘이동학교’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예수회가 운영하는 성 하비에르 대학과 성 마리아 컬리지, 또 카트만두에 있는 성당에서 온 청년 등 20여 명이 참가했다.

하비에르 대학을 졸업하고 엔지오 활동을 준비하고 있는 조티 파리야(22)는 “도시도 그렇지만 농촌지역에 사는 청년들의 문제가 심각하다. 가난 때문에 학교를 못 보내는 가정이 대다수지만 돈이 있어도 갈 만한 교육시설도 없다”고 지적했다. 

하비에르 대학에 다니는 만 바하두르 타망(23)도 조티의 말에 동의했다.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처지를 고려해 아침 6시 10분-10시까지 오전반을 열고 오후에는 직업을 갖도록 배려하고 있지만 도시에 있는 청년들조차 더 나은 삶을 위해 외국으로 유학을 가거나 이주노동자로 네팔을 떠나고 싶어 한다.”

조티 파리야(왼쪽)과 만 바하두르 타망. ⓒ황경훈

네팔이 겪고 있는 빈곤을 신자유주의와 생태파괴와 연관해서 강의한 프라카쉬 카다는 “2019년 유니세프 통계에 따르면 네팔의 5살 미만 어린이 가운데 43퍼센트가 영양부족이며, 하루 2달러로 연명하는 빈곤선 아래서 살고 있는 이들이 거의 절반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네팔이 1998년부터 현재까지 347번의 가뭄을 겪었다면서 생태계 파괴가 가난한 이들을 절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톨릭대학생회 출신이자 현재 ‘네팔 자그리티(Jagriti) 청년연대’ 의장인 프라카쉬는 종교들이 빈곤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극복하는 데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도네시아 사나타 다르마 대학의 신학대학원장인 바구스 락사나 신부도 지난 2월 교황 프란치스코와 이슬람 대 이맘 사이에 선포한 ‘인류 형제애’를 위한 공동선언을 소개하고, 종교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공동 관심사를 찾는 것을 시작으로 책임 있는 ‘지구시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사로 참석한 바구스 신부는 이를 위해서는 ‘문화 간의 대화를 주요한 길로 수용하고 친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스타 마을을 방문한 ‘이동학교’ 참가자들과 마을 주민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황경훈

워크숍에 앞서 참가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현장체험을 했다. 토착원주민 중 하나인 비스타 마을을 방문한 참가자들은 이러한 실상을 직접 목격했다. 이들은 “이 마을에는 병원, 교육, 쓰레기 소각장 등 기본적인 공동시설조차 없으며 정부가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인지하고 대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부, 노인, 하층민들에게 지원을 하는 제도가 있지만 미약하고 더 큰 문제는 곡식을 심어야 할 땅에 집을 짓고 있어서 농업 문제도 심각하다고 보고했다.

또 다른 그룹은 행사장 인근 불교 사원과 불교인과 힌두인이 살고 있는 나하르 지역을 탐방하고 종교간 조화와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배웠다. 이들은 힌두교가 다수종교로서 인구의 60퍼센트가 힌두인이며 나머지 소수 종교인보다 경제적, 정치적 혜택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는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해 발전을 위해서는 종교인들 간의 협력이 매우 필요하다고 보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3000여만 명의 인구 가운데 힌두교가 80.6퍼센트, 불교가 10.7, 기타 4.2 등이며 인구의 95퍼센트가 농촌에 살고, 노동인구의 90퍼센트가 농업에 종사한다. 가톨릭은 전체 신자가 8000여 명이고 성당은 11개에 사제는 82명으로 인구수 면으로는 매우 소수 종교에 속한다. 

카트만두에서 열린 '네팔 이동학교 2019'에 참가한 청년 참가자들. ⓒ황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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