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종 최신 강론말씀]

(편집 : 장기풍)

“우리 삶 전체가 하느님께 ‘네’라고 응답하도록”

교종,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삼종기도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삼종기도 가르침에서 성모 마리아께서 지닌 모든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교종은 “피조물 가운데 원죄 없이 잉태되시고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께서 오늘 축일의 중심이십니다. 마리아는 겸손으로 뛰어난 분으로 자기만족 없이 하느님께 자리를 내어 드릴 줄 알았으며, 이웃을 섬기기 위해 헌신할 준비를 갖춘 분이시며, 우리 공동체와 우리 삶의 모델이신 분”이라고 말했다. 

가르침 내용.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완성하시기를 기다리는 대림시기 안에 자리하고 있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지냅니다. 오늘 대축일에서는 동정 마리아의 존재와 삶에서 이미 무엇인가 이루어졌다고 선포됩니다. 우리는 오늘 이러한 완성이 주님의 어머니의 탄생 이전에 이미 시작되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그분의 원죄 없으신 잉태는 마리아의 삶을 그녀의 어머니 태중에서 심장이 뛰기 시작했던 바로 그 순간으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그곳에는 이미 하느님의 성화시키는 사랑이 있었고, 인류에게 공동 상속된 악의 오염에서 그녀를 지켜 주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에게 건넨 천사의 인사말이 다시 울려 퍼집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설명할 수 없는 계획안에 은총이 가득한 피조물 다시 말해 당신 사랑으로 가득 채워진 피조물을 항상 생각하셨고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가득 채워지기 위해서는 자신을 비우고 공간을 마련하며, 자기 역할을 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않고 그분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뜻을 완전히 신뢰하며,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일 줄 알았던 마리아가 행한 것처럼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마리아 안에서 말씀은 사람이 되셨습니다. 이는 마리아의 “네”라는 응답으로 가능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는 자세를 요구하는 천사에게 마리아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마리아는 수많은 생각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주님 앞에 장애물을 놓지도 않고 준비된 자세로 성령의 활동에 자리를 내어 드리고 자신을 맡깁니다. 자신의 온 존재와 개인적 과거를 하느님 뜻에 즉시 맡깁니다. 하느님 말씀과 뜻이 삶을 빚어내고 완성으로 이끌도록 말입니다. 그와 같이 자신 위에 드리워진 하느님의 계획에 완벽히 순응하면서 마리아는 ‘완전한 아름다움’, ‘완전한 거룩함’이 되지만 최소한의 자기만족도 없었습니다. 겸손했던 것입니다. 마리아는 뛰어난 분이지만 겸손하고, 작고, 가난한 이가 되었습니다. 마리아 안에서 완전한 사랑, 은총, 자신을 내어 주는 하느님의 아름다움이 반영됩니다. 하느님께 자신을 내어 맡길 때 성모 마리아가 스스로를 정의한 말씀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라고 고백합니다. 하느님께 “네”라고 응답한 마리아는 처음부터 종의 태도, 타인의 필요에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를 취한 것입니다. 이 같은 태도는 사촌 엘리사벳을 방문한 사건과 잉태 예고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하느님을 향한 자발적 자세는 이웃의 필요에 책임을 지는 자발적 자세 안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이 모든 것은 소란이나 고집 없이 영예로운 자리를 찾지 않고 남에게 떠벌리지 않고 이루어집니다. 사랑과 자비의 행동은 트로피처럼 진열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비로운 행동은 침묵 가운데 드러나지 않게 그런 행동을 한다고 자만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공동체 안에서도 우리는 드러나지 않게 식별력 있는 삶의 스타일을 실천하면서 마리아의 모범을 따르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의 삶 전체가 하느님께 “네”라고 응답하도록, 그분께 대한 흠숭이 되고 매일 사랑과 섬김의 행동이 되는 “네”가 되도록 우리 어머니의 대축일이 우리를 도우시길 바랍니다.

 

교종,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프란치스코 교종은 이날 삼종기도 후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노르망디 포맷’ 정상회담을 위해 함께 기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교종은 ‘노르망디 포맷’ 정상회담은 동 우크라이나에서 수년째 일어나고 있는 고통스러운 분쟁의 해결책 모색을 위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프랑스 정상들과 독일 총리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적 대화의 기회가 그 지역과 국민들에게 정의와 평화의 열매를 맺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도에 모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바티칸 대사 구게로띠 대주교는 “삼종기도 때 우리가 들은 교종님 말씀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9일의 회담은 모든 이가 바라는 평화와 국가의 미래에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정 마리아께 죄인들 위한 전구 요청

교종, 로마 스페인 광장서 기도와 헌화

프란치스코 교종은 8일 오후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로마시내 스페인 광장에서 우리 마음이 죄악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도록 성모님께 전구를 청했다. 교종은 광장에 모인 이들에게 이러한 전통에 영적으로 동참해 주길 요청하며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께 자녀의 사랑을 표하자’고 요청했다. 스페인광장 성모기념비는 12미터 높이 고대 로마식 기둥에 세워 있다. 기념비는 1857년9월8일 복자 비오 9세 교종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교의 선포 기념으로 세워졌다. 교의는 성모 마리아만 원죄 없이 잉태된 유일한 인간임을 선언했다. 기둥과 동상은 당시 220명 소방관들이 세웠다. 이후 성모님 팔에 꽃 화관을 거는 것은 로마 소방관들이 맡아왔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기념비 헌화 전통은 가경자 비오 12세 교종 때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기념비 아래서 성모님께 기도를 바쳤다. 교종은 기도에서 로마와 전 세계 죄로 인해 좌절한 이들, 자신의 죄가 너무 커서 다시는 희망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 그 때문에 하느님께서 더 이상 자신을 보살피시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이들을 위한 전구를 청했다. 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가 예수님 사랑으로 우리가 더 이상 죄의 노예가 아니라 사랑으로 자유로워졌으며, 이웃을 사랑할 자유, 서로 다름에도 형제자매로 서로 도울 자유를 얻은 것을 상기시켜 주심에 감사드렸다.

 

성 베드로 광장, 성탄 트리와 구유 점등식

성 베드로 광장의 전통적 구유 축복식과 성탄나무 점등식이 12월5일 거행되었다. 이날 행사는 바티칸 행정원장 주세페 베르텔로 추기경과 행정차장 페르난도 알사가 주교가 주관했다. 성 베드로 광장 구유 축복식과 성탄나무 점등식 전통은 1982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종이 시작했으며 그때부터 로마 시민을 비롯한 전 세계 여행자와 순례자들이 함께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 놓칠 수 없는 행사가 됐다. 구유와 성탄나무 빛의 점화를 함께 보는 어린이와 노인들, 모든 사람 얼굴에는 미소와 함께 눈망울이 반짝인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의 서한 ‘놀라운 표징’에서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소중한 구유의 놀라운 표징은 언제나 경이로움과 감탄을 자아냅니다. 저는 성탄에 앞서 구유를 준비하는 우리네 가족의 아름다운 전통을 지키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학교에서, 병원에서, 감옥에서, 광장에서, 구유를 설치하는 관습도 지키길 바랍니다. 이는 전혀 색다른 재료를 사용하여 아름다움의 작은 걸작품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진정 독창적이고 멋진 행위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올해 성 베드로 광장 구유와 성탄나무는 각각 이탈리아 스쿠렐라 시와 롯조 시가 기증했다. 이 도시들은 지난해 트리베네토 숲 전체를 폐허로 만든 폭우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도시들이다. 이날 성탄의 두 가지 상징(구유, 성탄나무)을 기증한 사람들과 프란치스코 교종의 만남은 폭우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을 격려한 시간이었으며 공동성찰의 기회이기도 했다. 교종은 이들에게 “오늘 만남은 지난해 삼림지역 파괴와 함께 천재지변으로 짓밟힌 여러분들께 저의 격려를 새롭게 하기 위한 기회입니다. 그 사건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신호로 위협적이지만 우리 공동의 집(지구)을 보호하기 위해 즉시 효과적인 결정을 취하라고 요청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하느님은 부드러움으로 우리를 위로해 주신다“

교종, 12월10일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10일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을 통해 이날 복음(마태 18,12-14)에 나오는 잃어버린 양의 비유를 인용해 주님께서 어떻게 우리의 잘못을 시정해 주시고 위로해 주시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강론 내용.

주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을 인도하고 위로해 주실 뿐 아니라 그들을 교정하고 아버지의 부드러움으로 품에 어린양을 안고 주의를 기울여 인도하시는 목자의 모범을 보여 주십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 내용은 ‘희망의 선포’로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 대한 하느님의 위로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의 환난과 죄에 대한 벌이 끝났다고 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을 반박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를 항상 위로해 주십니다. 또 하느님께서는 선한 목자로서 주님을 나타내는 이사야서 구절처럼 주님은 선한 목자로서 양 떼를 모으고 양들을 품에 안고 주의 깊게 인도하십니다. 이사야서의 ‘그의 품’이라는 단어는 주님께서 우리를 시정하고 위로하시는 부드러움의 표현입니다. 주님의 품 안에서 죄를 짓는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주님께서는 부드러움과 위로로 벌을 내린다고 말씀하십니다. 교훈적이거나 외교적이지 않은 이러한 태도는 죄인이 그분께 접근할 때 그분 안에서 우러나는 기쁨입니다. 

하느님의 부드러움은 탕자의 비유에서도 나타납니다. 아버지는 돌아온 아들의 회개를 줄이고 축하잔치를 시작합니다. 복음에서도 99마리 양보다 잃어버렸다 찾은 한 마리 양을 더 기뻐하시는 목자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것이 죄인들이 그분께 다가가 자신을 용서받을 수 있게 해 주신 주님의 기쁨입니다. 부드러움으로 바뀌고 우리를 위로하는 것은 주님의 기쁨입니다.

우리는 악마가 우리 삶이나 죄로 인해 슬픔의 정신에 빠지기를 원할 때 어려움에 대해 불평합니다. 우리는 여러 번 불평하고 우리의 죄, 우리의 한계를 용서할 수 없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부드러움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내가 너를 위로하려고 가까이에 있다”는 주님 음성을 듣는 순간이 있습니다. 자신을 십자가로 인도하여 우리를 위해 죽으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로하시며 “울지 말라”고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아들을 잃고 슬피 우는 나인의 과부가 아들 관 앞에 있을 때 울지 말라고 위로하셨습니다. 이러한 주님의 위로가 용서의 은혜입니다. 자신이 죄를 짓고 실수를 저지를 때는 주님에 의해 통제되도록 해야 합니다. 용서를 구하고 용기를 내어 아버지와 형제의 부드러움으로 당신을 위로할 수 있는 문을 여십시오. 목자처럼 양 떼를 먹이고 품에 안고 조심스럽게 돌보아 주시는 주님께서 우리를 위로해 주십니다.

 

인류복음화성 신임장관 필리핀 타글레 추기경

바티칸 인류복음화성 장관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이 예루살렘 성묘교회 기사단 총단장에 전임하고 신임 인류복음화성 장관에는 필리핀 마닐라 대교구장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임명됐다. 이번 임명은 12월8일 프란치스코 교종이 발표했다. 전임 페르난도 필로니 추기경은 지난 4월 80세로 은퇴한 에드윈 오브라이언 추기경에 이어 ‘예루살렘 성묘교회 기사단(OESSH)’ 총단장에 취임한다. 타글레 추기경이 인류복음화성 장관에 임명됨에 따라, 아시아계 추기경이 포교성성(현 인류복음화성의 옛 명칭)을 다시 이끌게 됐다. 포교성성은 한국도 포함된 선교지역 내 주교 제청권을 가진 중요한 부서다. 지난 2006-11년에는 인도 출신 이반 디아스 추기경이 장관을 지낸 바 있다.

타글레 추기경은 1957년 마닐라의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1982년 사제로 서품됐다. 그는 미국과 로마에서 수학했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 때 대두된 ‘주교단체성‘ 개념에 관한 논문으로 신학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200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종에 의해 44세 나이로 주교에 서임됐다. 특히 그는 청년사목에 전념했고 이무스 교구에서 첫 번째 아시아 청년대회를 치렀다. 2011년 10월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종은 그를 마닐라대교구장에 임명했고 2012년 11월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타글레 추기경은 마닐라 대교구장 외 국제 카리타스 의장과 가톨릭성서연합(CBF) 의장도 맡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타이와 일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며칠 만에 임명을 발표함으로써 아시아 대륙 교회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이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2006년 은퇴. 현재 뉴욕에 사는 재미동포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