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략영향평가 부동의 촉구, 환경부 장관 면담도 요청

20일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마감을 앞두고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제주 제2공항 백지화를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16일 봉헌된 이 미사에는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장 허찬란 신부와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그리고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이날로 6일째 노숙단식투쟁 중인 김경배 씨와 수도자, 신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한 이들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와 조명래 환경부장관의 면담도 요청했다.

환경부는 지난 10월 31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1차 보완 의견을 국토부로 보냈으며, 국토부는 이에 대한 보완 의견을 33일 만인 12월 3일 제출했다. 현재 이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20일 결과에서 환경부가 이를 부동의하지 않으면 확정고시 되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전국행동’과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가 환경부에 낸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 공개와 부동의 처분을 촉구하는 한편, 환경부 보완 요청과 국토부 보완 내용 등 협의 과정이 밀실 협의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허찬란 신부와 김경배 씨는 협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노숙단식농성을 하며, 환경부 조명래 장관 면담과 부동의 처분을 요청하고 있다.

허찬란 신부는 이날 미사에서 “국회 예산 심의가 끝났고, 제2공항 건설 결정의 부대조건으로 도민의견수렴이라는 단서만 붙었을 뿐이다. 이에 결정타가 될 것이 전략환경영향평가 부동의 여부”라며, 20일에 환경부가 동의한다면 더 이상 기회는 없다고 말했다.

허 신부는 “이제 마지막 기로에 선 며칠의 시간에 뜻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는 미사를 봉헌한다”며, “국가를 상대로 한 싸움은 길고 험하다. 정부도 책임이 없다면 2공항 건설 뒤에는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움직이는 것이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건설이기에 졸속으로 공사를 서두르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정의의 길이 늘 약해 보이지만 세상은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었고, 교회도 함께해 왔다”며, 오로지 이 험한 시간을 잘 버틸 수 있도록 노숙단식보다 더 큰 마음의 상심, 고향을 잃는 설움의 때를 잘 버티도록 미사를 봉헌한다고 말했다.

12월 16일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제주교구와 대전교구 생태환경위가 제주 제2공항 전량환경영향평가 환경부 부동의를 촉구하며 미사를 봉헌했다. ⓒ맹주형

미사에 참석한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 임상교 신부는 “책임이 없다,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말은 오히려 책임이 있는 이들이 주로 쓰는 말이며, 그래서 책임을 지지 않아도, 삶이 무너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지적하고, “과연 이 모든 것을 그대로 참고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넘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임 신부는 “하지만 이제는 바꾸었으면 좋겠다. 정책을 입안하는 이들이 잘못하면 끝까지 그 책임을 묻자”며, “그들의 논리와 생각이 사람을 파괴하는 것이라면 끝까지 그들의 책임을 묻자.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움직임이 필요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모습이 너무나 절실하다. 침묵은 동조이므로 침묵하지 말고 아니라고 말하자”고 당부했다.

이날로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6일째 단식을 이어 가는 김경배 씨는 “고향땅과 집이 공항 예정지가 됐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듣고,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며, “그렇게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은 고향이 삶의 터전이고 생명 자체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빼앗으려면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2공항 부지인 성산리 주민인 김경배 씨는 1인시위는 물론, 2017년 40일, 2018년 38일 두 번의 단식 농성을 한 바 있다.

김 씨는 “협의가 종료되면 국토부는 확정고시 절차를 밟고, 성산리 고향은 예정부지에서 공항부지가 될 것”이라며, “합당한 근거 없이 막무가내로 진행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고, 집에서 가만히 소식을 들을 수 없어 거리로 나섰다. 제주의 미래와 내 고향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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