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종 최신 강론말씀]

(편집 : 장기풍)

“어둠 속을 걷는 사람들은 큰 빛을 보았습니다”

교종, 성탄 대축일 ‘우르비 엣 오르비’ 세계평화 강조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25일 성탄 대축일 정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을 향해 전통적인 ‘우르비 엣 오르비’(도시에서 도시로) 메시지를 통해 세계 각처의 평화를 호소했다. 올해 우르비 엣 오르비 메시지 주제는 “어둠 속을 걷는 사람들은 큰 빛을 보았습니다”이다. 

메시지 내용.

프란치스코 교종은 올해도 우리를 구원하신 주님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면서 전 세계 많은 고통 받는 사람과 국가들의 곤경을 기억했다. 교종은 올해 메시지 주제를 언급하면서 “사람의 마음과 개인적, 가족적, 사회적 관계에는 어둠이 있지만 그리스도의 빛은 더 큽니다. 경제적, 지정학적, 생태적 갈등에는 어둠이 있지만 여전히 그리스도의 빛은 더 큽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종은 중동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쟁과 갈등을 겪고 있는 지역에서 고통받는 많은 어린이를 기억했다. 교종은 지난 10년 동안 자국에서 벌어지는 적대 행위를 종식시키지 않는 시리아 국민을 위해 위로를 구했으며, 정부와 국제사회에 그 지역 사람들이 평화와 안보 속에서 함께 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끝내라고 호소했다. 또 레바논 사람들에게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그들의 소명을 재발견하여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와 조화로운 공존의 메시지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격려했다. 교종은 특히 그곳에 있는 성지들을 언급하면서 고군분투했지만 낙담하지 않는 많은 사람이 여전히 평화와 안보와 번영의 때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중대한 인도주의적 위기로 고통받는 예멘과 이라크에 대해 주님께서 현재의 사회적 긴장을 극복하고 위안을 주시도록 기도했다. 특히 교종은 멀리 내다보면 베들레헴의 작은 아기가 미주대륙 전체에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면서 많은 국가가 사회, 정치적으로 격변의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특히 정치적, 사회적 긴장으로 오랫동안 시달려 온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필요한 원조를 받도록 기도했다. 교종은 정의와 화해를 촉진하고 각 개인의 존엄성을 해치는 다양한 위기와 여러 형태의 빈곤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의 노력을 하느님께서 축복해 주시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교종의 이날 축복에는 최근 충돌이 일어난 우크라이나 국가도 있었다. 그는 “세계의 구세주께서는 사랑하는 우크라이나에게 빛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교종은 아프리카 대륙을 위해 기도했다. 교종은 아프리카에 있는 끊임없이 부당한 사회적, 정치적 상황으로 이주를 강요받는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표현하면서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종은 “하느님의 아들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시어 이 불공정과 다양한 불의로 인해 안전한 삶을 위해 이주해야 할 모든 사람을 보호하고 지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의 묘지가 되는 사막과 바다를 건너게 하는 것은 불의입니다. 말할 수 없는 형태의 학대, 모든 종류의 노예화, 비인도적인 수용소에서 고문을 견뎌야하는 것은 불의입니다. 품위 있는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곳에서 멀어지게 하지만 대신 무관심의 벽 앞에서 스스로를 찾는 것도 불의입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교종은 콩고 민주공화국 동부지역을 언급하면서 “구세주께서는 폭력, 천재지변 또는 질병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가져다 주십니다. 또한 종교적 신앙으로 박해 받는 사람들, 납치된 선교사와 신자들, 또 부르키나, 파소,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극단주의자들 공격의 희생자들에게도 위로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마지막으로 “임마누엘 예수님은 우리 인류가족의 모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빛을 가져오십니다. 그분이 우리의 돌처럼 단단한 자기중심적 마음을 부드럽게 해 주시고 그들 사랑의 통로가 되게 하소서. 우리의 가난한 얼굴을 통해 세상의 모든 아이, 즉 버려진 사람들과 폭력을 겪는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기도했다. 또한 교종은 “우리의 허약한 손을 통해 마땅히 입을 옷을 입지 않은 사람들에게 옷을 입히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빵을 주고 병자를 고쳐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와 같은 우정을 통해 예수님은 노인과 외로움과 이민자와 소외된 사람들에게 가까이 가실 수 있습니다. 이 즐거운 성탄절에 아기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부드러움을 가져다 세상의 어둠을 밝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기도했다.

 

“오늘 밤 하느님의 사랑이 계시되었다”

프란치스코 교종, 성탄 대축일 전야미사 강론

프란치스코 교종은 12월24일 밤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성탄 대축일 전야미사 강론에서 오늘 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이 인류에 계시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 베드로 대성당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는 역사적인 구원사의 사건을 선포하는 칼렌다의 노래로 시작되었다. 그 직후 교종은 제단가에서 그리스도 자녀의 형상을 공개했다. 

강론 내용.

오늘 밤은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고 세상에 빛나는 하느님 구원의 은혜인 예수님 탄생이 선포된 밤입니다. 하느님 사랑의 표지인 이 은혜는 우리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역사를 새롭게 하며, 악에서 해방되고 마음을 평화와 기쁨으로 채우는 사랑입니다. 예수께서는 이러한 사랑을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가장 높으신 분이 가장 작은 우리를 사랑하신 것입니다. 모든 주는 것이 얻기 위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무한한 사랑으로 내려오십니다. 사랑은 협상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그분의 눈에 귀중하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아기 예수성탄을 통해 최악의 경우까지도 우리를 계속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우쳐 주십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무조건적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의존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얼마나 선해야 하느님이 선하다고 생각하시고 얼마나 나빠야 우리를 처벌하시겠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만 이것은 하느님 모습이 아닙니다. 그분의 사랑은 변하지 않습니다. 변덕스럽지 않습니다. 충실합니다. 참을성이 있습니다. ‘그레이스’(Grace)는 아름다움과 동의어입니다. 지속적인 사랑, 그리고 하느님 사랑의 아름다움에서 우리는 또한 우리 자신의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그분의 눈에는 우리가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오늘 밤 우리는 구유에 있는 아이를 묵상하고 부드러운 사랑에 사로잡히도록 합시다. 성탄절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습니다. “저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습니까? 저를 구원하기 위해 오시는 그분의 사랑에 저 자신을 맡길 수 있습니까?” 하느님의 이 같은 은혜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대가로 감사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은 성스러운 구유에 가까이 다가가서 감사합시다. 우리가 예수님과 같은 선물이 되려면 예수라는 선물을 받으십시오. 우리 자신이 선물이 된다는 것은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는 세상을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의 홍수’로 역사를 바꾸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은 우리가 사랑할 때까지, 우리가 좋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셨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우리도 이웃이 선하게 될 때까지, 교회가 사랑하기 전에 완전해지도록, 다른 사람이 우리를 섬기기 전에 우리를 존중하기 위해 기다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은혜의 선물을 자유롭게 받아들이는 것의 의미입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태어났을 때 목자들이 천사의 말을 듣고 서둘러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러 갔다고 전하지만 목동들은 매우 가난하고 줄 것이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마리아는 약간 부끄럽고, 당황해 빈손으로 아기 예수님을 팔에 안고 이들을 맞았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 밤 구유를 바라보며 묵상해 봅시다.

 

“더 공정한 세상을 만들어 주십시오”

교종, 바티칸 주재 신임대사들에 강조

최근 바티칸에 부임한 신임대사들이 12월19일 프란치스코 교종에게 신임장을 제출하고 바티칸 주재 특별 및 전권대사 외교관 업무를 시작했다. 이번에 신임 대사 신임장을 제출한 나라는 세이셸, 말리, 안도라, 케냐, 라트비아, 니제르 등이다. 이들 가운데 세이셸, 케냐, 라트비아 대사는 여성들로 경제 및 과학 분야의 전공자들이다. 나머지 3명은 남성으로 말리, 안도라, 니제르 대사들이다. 교종은 이날 신임장을 제정받는 자리에서 신임 대사들에게 평화를 강조하면서 생명의 존엄성과 권리의 가치를 소중히 하고, 환경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도전을 책임감 있게 다루는 더 공정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일을 당부했다. 또 교종은 평화는 온 인류 가족의 열망이며, 대화, 화해, 생태적 회심으로 실천하는 ‘희망의 여정’이라고 강조했다. 

연설 내용.

슬프게도 사회적 갈등, 지역과 국제적 갈등, 사회 분열, 불평등으로 점철된 이 세상에서 개인과 글로벌 공동체의 더 큰 형제적 연대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정직과 진실에 기반한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대화가 소중합니다. 가톨릭교회 입장에서는 모든 사람과 민족의 유익을 증진하고자 모든 책임 있는 파트너와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희망은 여러분의 사명이 여러분의 나라와 바티칸 사이에 존재하는 우호관계를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인간 생명과 존엄 및 권리가 존중되고 소중히 여겨지는 공정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일입니다. 평화는 화해에서 첫걸음을 시작하며, 지배욕, 두려움, 무관심이 있으면 자라나지 못합니다. 우리가 무관심과 두려움을 제쳐 놓아야 상호존중의 진정한 분위기가 커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또한 포용의 문화, 보다 공정한 경제시스템, 모든 이가 사회와 정치생활에 참여하기 위한 다양한 기회의 발전으로 이어집니다. 평화의 장애물을 제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 공동의 집’에 대한 존중의 부족이 안고 있는 무게에 대해, 특히 지역 공동체와 자연 그 자체에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자연자원의 무절제한 남용을 지적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의사결정에 앞서 최근 개최되었던 아마존 시노드 결과를 고려하기를 당부합니다. 가정교육에서 사회 및 시민생활과 정치와 경제적 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서 자연과 자원의 책임 있는 관리에 대한 책임이 시급히 요구됩니다. 공동선과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의 집의 선익은 생명을 꽃피우고 모든 인류 가족 구성원의 온전한 발전을 증진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교종, 올 한 해 4개 대륙 11개국 사도적 순방

프란치스코 교종은 2019년에도 해외 사도적 순방과 주교 시노드 등으로 매우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교종은 2019년 한 해 4개 대륙 11개국을 사도적 방문했다. 1월에는 제34차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파나마를 방문했다. 또 2월 초에는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해 이슬람 등 타종교와의 대화와 연대를 다짐하는 역사적인 아부다비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3월 말에는 모로코 카사블랑카를 방문해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사이의 상호이해와 종교간 대화 증진에 합의했다. 5월 초에는 불가리아와 구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 공화국을 방문했다. 발트해 연안에 있는 두 나라는 가톨릭 신자가 소수에 불과해 교종은 에큐메니즘 촉진에 초점을 맞췄다. 5월31일에는 루마니아를 방문 정교회와 화합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또한 교종은 9월 사이클론이 할퀴어 수백 명이 숨진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아프리카 3국을 순방했다. 특히 프라치스코 교종은 지난 11월 타이와 일본을 방문해 타이에서는 불교와의 연대를 추구했으며 일본에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원폭 피폭현장을 찾아 전 세계를 향해 핵 확산금지를 촉구했다. 교종이 한 해 11개국을 방문한 것은 전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종에 이어 두 번째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2006년 은퇴. 현재 뉴욕에 사는 재미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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