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국장 정현진입니다.

2020년 새해 인사 드립니다.
모든 분의 평화를 빌며, 새해 강건하시길 빕니다.

지난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는 10주년을 맞았고, 지난 10년의 성찰과 새 10년을 위한 준비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은 그 새로운 10년의 첫발을 내딛는 해입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그리고 현재를 되짚으며 확인한 것은 지금까지 <지금여기>에 마음과 뜻을 내어 주고, 또 함께 일했던 이들의 몫이 얼마나 커다란 것인지였습니다. 또한 <지금여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얽매여 있을 수 없다는 자각이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편집국장이 바뀐 뒤, <지금여기>는 적응과 변화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행정, 취재, 편집 인원 총 4명은 어쩔 수 없는 무게를 견디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필진은 자신들의 자리를 지켜주셨고, 편집국은 기사 게재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려운 재정과 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2020년, <지금여기>는 또 커다란 변화를 맞습니다.

우선, 약 8년간 <지금여기>의 살림을 묵묵히 맡아 주었던 이미희 행정팀장이 자리를 떠납니다. 처음 행정담당이 없어 기자들이 회계와 행정을 맡아야 했던 때, 이미희 팀장이 왔을 때의 기쁨을 여전히 기억합니다. 아마 많은 독자가 그의 역할과 자리가 얼마나 컸는지 아실 겁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와 미안한 마음을 다시 전합니다.

이에 따라 기자들이 행정과 회계 업무를 나누어 맡게 되었습니다. 김수나, 왕기리 두 기자의 어깨가 훨씬 무거워졌습니다. 두 가지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도 깊습니다. 모쪼록 두 기자들이 힘을 잃지 않도록,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해량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 하나는 2014년부터 3년 4개월간 <지금여기> 취재기자로 일하다가 개인사정으로 퇴사했던 배선영 기자가 올해 2월부터 복귀합니다. 그동안 건강해진 모습도 반갑지만, 용기 내어 다시 일하기로 결정해 준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배 기자의 활약도 지켜봐 주십시오.

그동안 편집국장을 맡은 저는 이전과 같이 취재 활동을 계속 합니다. 행정과 편집, 취재 모두에 대한 책임을 맡았지만, 저는 기본적으로 기자이고, 또 취재를 놓을 만큼 취재인력상 여유가 허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2020년, <지금여기>는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보고, 듣고 쓸 것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지난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세미나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여기>는 공론장의 역할에 집중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지금여기> 지면에서 다뤘던 ‘공동합의성’ 그리고 ‘가톨릭 시민교육’의 개념을 풀어 가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합니다.

진행되고 있는 <청년> 섹션을 많은 분께서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셨고, 과분한 응원을 보내 주셨습니다. 칭찬받기 위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특별함이나 전문성을 갖지 않아도 평범한 이웃들, 말하는 장을 얻지 못했던 이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높은 무대에 올려지는 공연과 함께 평지에서 모두가 어우러지는 ‘마당놀이’의 장 역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따라서 <청년> 섹션을 통해 더 다양한 입장에 있는 청년의 목소리를 확장하고, 교회 안팎의 다른 연령과 또 다른 영역을 살아가는 이웃, 형제, 자매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려고 합니다. 모쪼록 저희의 초대에 기쁘게 응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두 번째는 심층, 기획에 보다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지난 2014년부터 19년까지 <지금여기>는 이전에 상대적으로 약했던 보도의 기능에 조금 더 힘을 실어 왔습니다. 그러나 여러 상황과 현재적 위치, 역할 등을 살피면서, 심층과 기획 중심의 기사 생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이 역시 <지금여기>만의 시선으로 이끌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여기>의 지난 10년을 함께 이끌고 버텨 온 모든 분에게 다시 앞으로의 10년을 부탁드리며, 부디 <지금여기>의 현재와 미래가 되어 주시길 청합니다. 저희는 주어진 시간과 토대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틀렸다면 틀렸다는 지적도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기 위한 첫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주님의 길 안에서 뵙겠습니다.
모든 분의 평화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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