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성체. (이미지 출처 = Pxhere)

성체를 모시고 싶어서 가톨릭 세례를 받은 분이 계신가 봅니다. 그런데, 집안이 오래된 개신교 집안인지라 자기만 주일마다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래서 주일에는 보통 가족들과 예배를 드리고 한 달에 한 번만 미사를 봉헌하고 성체를 모실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래도 괜찮은지를 지인을 통해 물어오셨습니다. 

가능하다면 미사 참례를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가족과 예배도 가고 미사도 참례하라고 쉽게 말씀드리기 어려운 이유는 그분이 주일에 미사와 예배를 둘 다 하기에는 버거운 삶을 살아갈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택을 해야 한다면, 자신의 상황이 허락하는 만큼 성체를 모실 수 있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개신교 예배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말씀의 양식만이라도 열심히 취하시고, 성찬의 양식은 한 달에 한 번 취하는 방식이 되겠습니다. 

따지고 보면 옛날에는 일 년에 한두 번 성체를 모실 수 있었다고 하죠. 로욜라의 이냐시오는 회심 후 주일마다 성체를 모시려고 해서 교회에서 이상하게 봤다고 합니다. 오늘의 시각에선 당연한 일인데도 말입니다. 

수업시간에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성체를 가능한 한 자주 모시려고 하는 신심은 17-18세기 프랑스에서 생겨났습니다. 가능하면 날마다 성체를 영하고자 했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에는 주일에만 미사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열심한 신자들은 주일미사에 참여하여 꼬박꼬박 성체를 영하는 이들이었습니다.

개인 사정상 성체 모시기가 한 달에 한 번도 쉽지 않은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셨다면 그런 이웃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처지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