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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술은 무슨 관계?

기사승인 2020.01.14  16: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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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상 잔치”를 기다리는 이유

<아메리카> 독자들은 자주 나오는 “가톨릭과 ㅇㅇ”라는 주제에 익숙할 것이다. 예수회 사제로 저술가인 펠릭스 신부가 말했듯, “한 측면과 그 반대편은 서로 긴장 관계에 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래야만 하는데, 설사 그 둘이 서로 모순되어 보이더라도, 진실 전체를, 복잡한 현실의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런 것이다.”

예수님은 하느님이고 동시에 인간이었다. 인간은 몸을 갖고 있지만 영혼도 갖고 있다. 우리는 신앙으로써, 그리고 행위로써 구원받는다. 로버트 배런 주교의 책 제목이기도 한 이러한 “진동하는 역설들”(vibrant paradoxes)은 가톨릭 사상의 한 특질이다. 어느 날 저녁 내 앞 책상 위에는 그러한 또 하나의 전형이 놓여 있었다. 신학적으로는 그다지 수준 높은 “둘 다/이면서”(both/and)는 아니었지만. 그것은 가톨릭 신앙과 술의 관계였다.

나는 한 수도원에서 짧은 피정을 하고 있었는데, 한순간,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식사를 담은 그릇 옆에는 시메이 골드가 한 병씩 놓여 있었다. 이 수도원에서 만드는 네 가지 맥주 가운데 하나였다.

다른 많은 트라피스트회 수도원과 마찬가지로, 벨기에의 스크루몽 수도원에서는 수도원 안에 양조장을 운영하여 수익을 얻고 있다. 엄률 시토회는 카리스마에 환대가 포함되는데, 따라서 인간 손으로 만든 이 산물을 손님들에게 나누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다.

술은, 진짜 완전히, 가톨릭 체험의 중심에 있다. 성체성사는 빵과 포도주로 시작한다. 동시에, 취하게 하는 물질들과 연관해 어떤 위험들이 있는지도 잘 기록돼 있다. 20세기 초에 미국인들은 알콜의 결과를 너무 무서워해서 1920-33년에는 술 생산과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국에서 해마다 8만 8000명이 술 관련 질병으로 죽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64살 사이 미국인의 1/10이 과음이 원인이 되어 죽는다. 그리고 과음하면 우리 인간이 하등 생물과 구분되는 가장 뚜렷한 이유인 이성이 마비되므로, 그 문제점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에서 술에 취하는 것은 단지 작은 죄에 그치지 않는 대죄라고 썼고, 사도법전에서는 “음주나 도박에 빠진 자는.... 그것을 포기해야만 하며 그러지 아니하면 파문된다”라고 규정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였다.

술. (이미지 출처 = Unsplash)

그렇지만 기록상 예수님의 첫 기적은, 성모님의 재촉에 따라, 물을 뭔가 좀 독한 것으로 바꾼 일이었다. 오늘날, “당신이 알아야 할 가톨릭”이라는 팟캐스트에서는 콜로라도에 있는 사제 4명이 나와서 역사, 전례, 교리 등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는데, 거의 언제나 메이커스 마크 버번위스키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한편, 미국의 여러 교구에서는 청년을 겨냥한 종교 관련 강연회를 바에서 열고 있다. “신학 한 잔”이라는 기치를 걸고 말이다.

증류주인 샤르트루즈는 18세기에 카르투시오 수도회원들이 완성시켰는데, 이 수도회는 가톨릭교회의 여러 수도회 중에서 가장 엄격한 수도회로 널리 인정된다. 이 술은 원래는 의료용으로 만들어졌지만, 사람들은 곧바로 이 술을 즐기는 데 쓰기 시작했다. 그러자 카르투시오회 수사들은 멈칫하기는커녕 아예 (조금) 도수가 낮은 녹황색 술들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고급 칵테일에 쓰인다.

베일러 대학 교부학 부교수인 마이클 폴리는 “성인들과 함께 마시기 – 죄인들을 위한 성스러운 행복 시간으로의 안내서”를 쓴 바 있다. 그는 “나는 수사들은 술이 본질상 좋은 물건이라고 이해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술이 오용될 수 없는 물건이라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술은 책임 있게 마신다면, 특히 가톨릭적 윤리의 틀 안에서일 때는, 친교나 한 끼의 즐거운 식사와 같은 많은 미덕이 더 풍요로워진다.”

“좋기도 하고 또한 오용될 수도 있다”는 낯익은 공식이 또다시 작동한다. 앞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뒷 부분을 무시한다면 우리는 대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한 병 독한 술을 마시며 친구들과 멋진 시간을 보내 본 이라면 그런 순간들이야말로 우리가 이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천국에 가까운 때일 수 있음을 이해한다. 인간이 세세대대로 앞으로 다가올 이 “천상 잔치”를 기대해 온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기사 원문: https://www.americamagazine.org/faith/2020/01/07/what-relationship-between-catholics-and-alcohol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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