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이태석 신부 기념관장 이세바 신부

이태석 신부 기념관 입구에 있는 이태석 신부 모습. ⓒ상인숙 기자

“신부님의 섬김과 기쁨, 나눔의 영성 살려 기념관 운영할 터”

여기가 톤즈다. ‘톤즈의 돈보스코’로 불리고 싶었던 고 이태석 신부 기념관이 그가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부산 송도 생가 곁에 문을 열었다. 그가 하느님 품에 안긴 지 10년 만에 또 하나 작은 싹을 틔운 것이다.

2020년 1월 14일 문을 연 이태석 신부 기념관은 2층에 까페 프랜즈, 3층 이태석 신부 전시실, 4층 다목적실을 갖춰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살았던 ‘사랑’을 길러내고, 꽃피우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도 수많은 이의 가슴에 ‘사랑’의 불을 지펴 주는 이태석 신부의 삶의 순간들이 담긴 사진과 조형물, 영상이 전시된 기념 공간에서 이태석 신부 기념관 관장 이세바 신부(한국 살레시오 수도회)를 만났다.

“우리나라에서 이태석 신부님의 뜻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해 살기 위해 처음으로 문을 연 기념관”이라고 말한 이세바 신부는 “기성세대가 가진 다양하고 수많은 자원을 활용해 젊은 세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석 신부 기념관장 이세바 신부. ⓒ상인숙 기자

“나눔으로써 행복해지는 영성이 이태석 신부님의 섬김의 영성이었습니다. 그것은 기쁨의 영성이었고, 나눔의 영성이었습니다. 섬김과 기쁨과 나눔 세 가지 영성을 구현하기 위해 먼저는 섬김이 리더십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청소년, 청년, 주일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입니다. 기쁨의 영성은 영상제, 음악제, 문학제 등의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펼치고, 나눔의 영성은 2층에 문 연 까페 프랜즈를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지역사회 청년들의 자립을 도우는 것입니다.”

이세바 신부는 “이태석 신부의 정신을 계승해 세상 속에서 녹여 내고 싶어 하는 많은 이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의사였던 사람-이태석이 ‘사제’가 되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부가 되어 가장 낮은 곳, 가장 외롭고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살아가는 남수단의 톤즈로 갔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 사랑을 나누기 위해, 돈보스코의 아들로 그 정신을 살기 위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톤즈로 날아갔고, 그들과 함께 슬픔과 고통을 나누며, 기쁨을 만들어 나갔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14일 이태석 신부 기념관이 문 열었다. ⓒ상인숙 기자
이태석 신부 기념관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는 관광객. ⓒ상인숙 기자

제2, 제3의 이태석 신부가 꽃불처럼 퍼져나오길....

“인간 이태석은 달란트가 참 많았습니다. 세상에서 말하듯이 재능 많은 음악가였고, 생명을 살리는 의사였어요. 하지만 그는 그것을 하느님이 주신 선물로 인식했고, 많은 사람과 아낌없이 나누었습니다. 의사였던 그는 더 깊이 하느님을 만났기 때문에, 사제의 길을 선택해 하느님의 사랑을 살았고, 결국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태석 신부님이 그리워, 이태석 신부님의 뜻을 살고 싶어 이 기념관을 찾는 많은 분이 이곳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의사였던 이태석 신부는 사제가 되어 남수단 어린이들을 돌봤다. ⓒ상인숙 기자

또한 그는 이태석 신부처럼 살려면 모두가 각자 안에 숨쉬고 있는 ‘이태석스러움’을 발견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표현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랑’을 찾아 나갈 때 제2, 제3의 이태석 신부가 꽃불처럼 퍼져 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 이태석 신부 기념관에서 그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면서 ‘톤즈의 돈보스코’ 이태석 신부의 삶을 조명하고 나누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살레시오 수도회 한국관구장 최원철 신부는 “부산 서구청에서 이태석 신부 기념관을 운영할 주최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부산교구로 진출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고 말하면서, "이 일은 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를 맞아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원철 신부는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어린이, 청소년들을 사랑했듯이 부산의 청소년들에게 힘을 주며,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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