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아마존 시노드 마무리, 극과 극의 반응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12일 교황권고 '아마존에게'(Querida Amazonia)를 발표해 남미 아마존 지역에서의 가난, 불의, 환경위협, 전례 토착화 문제 등을 정리했다. 이는 지난해 있었던 아마존지역 시노드의 후속 문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나는 가난한 이들, 원주민들, 그리고 가장 작은이에 속하는 우리 형제자매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아마존 지역을 꿈꾸는바, 이곳은 이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이들의 존엄이 나아지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언론은 이 교황권고에서 말하지 않은 것에 초점을 두고 보도하고 있다. 즉 이번 아마존 시노드는 “덕성이 있는 기혼남성”(viri probati)이 사제로 서품될 길을 엶으로써 아마존 지역의 사제 부족 문제에 대응할지 여부가 크게 주목됐는데, 교황은 이번 교황권고에서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마존 주민들이, 특히 오지에서, 성체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하면서, 지역 주교들이 더 많은 성소자가 나오도록 기도하고 부제를 더 많이 확보하며, 사제양성 과정을 개혁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미국의 보수 가톨릭 매체로 세계 최대의 가톨릭 매체인) <EWTN>의 레이먼드 아로요는 이 교황권고는 “교회 안에 ‘혁명적 변화’를 추구해 온 진보파들에게 충격”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진보파들의) 분노의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볼리비아의 로버트 플록 주교는 <BBC>와 인터뷰에서 “교황은 문제를 (바로 해결하지 않고) 미뤘다. 그는 아마존 시노드가 지난해 10월 최종문서에서 교황에게 건의했던바 기혼 부제가 사제로 서품될 가능성을 권고하는 말조차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로 말하자면, 우리 교구에는 종신부제가 한 명도 없기 때문에 그것은 원래 가망조차 없는 일이고, 진정한 과제는 어떻게 하면 제대로 신자들을 양성해서 사람들이 그런 직무를 진지하게 고려하게끔 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미국인인 플록 주교는 자기 교구는 넓이가 20만 평방킬로미터에 본당은 25개, 그리고 사제는 30명뿐이라고 설명했다. “아름답긴 하지만 사제가 1년에 겨우 1번 미사를 드리는 경당이 많다.”

캐나다의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예수회)은 아마존 시노드에서 특별서기로 일했다. 그는 <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기혼남성의 서품 문제는 앞으로 추가 토론할 영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교황권고의 메시지는 시노드 최종문서에 담긴 건의사항들의 연장선에서 해석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마존의 교회는, 물론 세계 모든 곳의 교회도 그렇지만, 최종문서의 모든 건의사항을 (계속해서) 고려하도록 환영 받고 초대 받고 있다”면서, “‘아마존에게’는 제기된 사항들을 답을 내리지도 않았지만 기각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10월 17일 바티칸의 바오로 6세 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마존 지역의 원주민들을 만났다. (사진 출처 = americamagazine.org)

미국 주교회의 의장인 로스앤젤레스 대교구의 조스 고메즈 대주교는 12일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마존 지역의 미래에 대해 희망 차고 의욕을 북돋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했다.

그는 “교황은 우리에게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사랑의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인류에 봉사한다는 것을 되새겨 주고, 아마존 주민들의 정체성과 역사를 존중하는 복음화,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무궁무진한 풍요로움으로 언제나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능력이 있는 성령의 새로움’에 늘 열려 있으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고메즈 대주교는 사제독신 문제와 여성사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마존 교회를 위한 이번 교황권고에서 북아메리카인들은 교황이 “남북 아메리카는 물론 서방 전체의 우리에게 우리의 ‘생활양식’을 검토하고 우리의 결정들이 환경과 가난한 이들에게 어떠한 결과를 끼치는지 성찰하도록 청하고 있음”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975년에 만들어진 여성서품회의(The Women’s Ordination Conference)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마존 주민과 전 세계 교회에 여성이 제공하는 성사적 직무를 인정하라는 여성들의 요청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영국 가톨릭 매체인 <태블릿>의 전 편집장이자 역사학자인 캐서린 페핀스터는 교회가 “성직주의는 사제직의 당연한 한 부분”이라고 전제하곤 하는 것이 “지겹다”고 했다.

독일의 가톨릭 통신사인 <KNA>에 따르면, 독일의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이번 교황권고에서 여성을 대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독일가톨릭인 중앙위원회(Zdk) 의장인 토마스 슈테른버그는 “진정한 개혁을 추구할 용기가 없음”에 실망했다. 독일가톨릭여성협의회의 아그네스 부켈트 부회장은 “공식 교회가 여성의 평등권을 부정하고 여성을 생물학에 따라 봉사 제공자로 격하하기를 계속하는 것은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환영하는 이들도 있었다.

시카고 세인트클레멘트 성당의 복음화와 성인교육 책임자인 마이클 베이어는 이번 교황권고는 “진짜 깜짝”이라면서, “내가 그간 접한 것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예언적인 문서”라고 했다.

샌타클래라 대학의 종교 및 가톨릭 윤리학과장인 데이비드 디코스는 트위터에 “나는 (이번 교황권고의) 여성 사제와 기혼 사제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는 화가 나지만 더 큰 이슈가 있다. 그것은 복음에 비추어 아마존 원주민과 토지를 지키자는 그 입장이 세계 각지의 다른 원주민들에게도 어떻게 확장 적용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가톨릭신학연맹의 댄 호런(작은형제회)도 트위터에 “아마존에게의 주요 사항들”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 식민주의와 신식민주의를 인정함
- 원주민의 권리와 보호
- 토착화와 문화간 대화를 강하게 요청함
- 온전한 생태주의를 다시금 호소함
- 아마존 지역 시들을 자주 인용함.”

기사 원문: https://www.americamagazine.org/faith/2020/02/12/some-disappointed-some-enraptured-pope-francis-querida-amazo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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