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티베트. (이미지 출처 = Pixabay)

임진강 소년

- 닐숨 박춘식

 

- 임진강변 초등학생의 작은 택배가 - 하늘나라 대문을 두드립니다 - 천사가 나오더니 - 하느님께서 지금 멕시코 해변에 계신다 - 고 하여 급히 내려옵니다 - 해변에 박수 소리가 들려 - 뛰어가니 - 미제 비닐 끈에 돌돌 말린 돌고래가 노래합니다 - 무슨 일이에요 - 비닐 끈에 감겨 죽은 돌고래를 - 하느님께서 살려주었다며 - 어린이들이 춤을 춥니다 - 다급히 하느님이 어디 계시느냐고 하니 - 서쪽을 가리키며 - 방금 티베트로 가셨다고 합니다 -

 

급하게 택배로 여쭈려고 했는데, 하며 울먹입니다

멕시코 수녀가 택배를 조심스럽게 열어봅니다

백두산까지 철도와 고속도로가 그려진

한반도 지도 아래 초록 글자가 생긋생긋 웃고 있습니다

- 하느님, 졸업 여행을 천지로 가게 해주세요 -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20년 2월 17일 월요일)

 

어쩌면, 하느님께서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큰 사건들을 연이어 펼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러한 느낌이 들수록 우리는, 하느님 뜻을 따르는 자세로 기도에 매달려야 한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혹시 마음의 여유가 계신다면, 티베트까지 독립되도록 기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은 한반도 같이 티베트도 사랑하시고 걱정하신다고 저는 믿습니다. 종교나 민족의 차이를 두는 생각은 하느님께서 좋아하지 않으리라 여깁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창조물이며, 부족한 점이 많은 피조물이지만 하느님께서는 당신 창조물이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포용력을 깊이 가지면서 직접 관련 없는 사람이나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함이 좋으리라 여깁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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