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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조선학교를 지켜 달라”

기사승인 2020.02.18  15: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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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 공동 심포지엄 열려, NCCK, NCCJ 등 주관

일본 정부가 무상교육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하면서 차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한국 교회 나아가 한국 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

2월 17일 '조선학교 지키기'를 주제로 한일 공동 심포지엄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일본기독교교회협의회(NCCJ), 한국YMCA전국연맹 등의 주관으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고교무상화에서 조선학교를 제외한 10년간, 취학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조선학교에 대한 보조금 정지를 초래하고,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대한 비난, 그리고 최근에는 놀라울 정도의 ‘혐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0년 4월 민주당 정권 아래에서 고교 무상화법이 시행됐다. 이때 ‘고교무상화’ 대상이 되는 외국인학교에서 조선고교만 빠졌다. 이에 논란이 있자 정부는 전문가회의를 거치기로 하지만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사건을 핑계로 조선 학교에 대한 무상교육 제도 적용 심사를 중단한다. 발제를 맡은 사노 미치오 교수(고도모교육호센대학)는 “연평도 포격 사건과 조선학교가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심사를 중단하는 결정을 했다고 지적했다.

NCCJ 총간사 김성제 목사는 조선학교에 대한 차별정책이 “아베정권이 북한을 눈에 안 보이는 적대국으로 상정”하고, “조선학교를 눈에 보이는 적으로 만들어 일본 국민에게 차별의식을 선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학교에서는 가르치지 않는 침략 전쟁과 식민지통치의 역사를 조선학교에서 숨김없이 가르치고 있는 것에 부정적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 자민당 또한 집권하자마자 첫 정책으로 고교무상화에서 조선학교를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미치오 교수는 “이러한 정부의 차별 조치와 차별을 조장하는 듯한 분위기에 편승해 오랜 운동의 결실인 보조금을 정지하겠다고 선언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도쿄도는 법적 근거도 없이 보조금을 중단했고, 조선학교에 대한 2년 이상의 조사 기록과 간섭하고자 하는 내용을 보고서로 만들어 공표했다.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 차별이 이어지는 10여 년간 학생, 학부모, 교사 그리고 일본인들은 조선학교를 고교무상화에 적용하고자 하는 운동을 해 왔고, 동시에 법적 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유치원 무상화에서도 조선학교를 제외해 재일동포들이 도쿄 도심에서 거리 행진을 했고, 12월에는 뉴욕에 있는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재일 조선학교 졸업생과 시민단체들이 항의 시위를 했다.

사노 미치오 교수는 일본 정부의 조선학교의 차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에도 사법적으로 옳은 결정을 기대할 수 없는 지금, 민중이 아시아의 연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선영 기자

시민 사회의 움직임에도 조선학교 무상화 교육에 대한 재판 상황은 좋지 않다. 이토우 아사히타로우 변호사(도쿄조선고교 고교무상화 소송 변호인단)에 따르면 도쿄와 오사카 대법원에서 패소했으며, 나고야 고등법원의 패소 결정에 항소해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나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 히로시마 고등법원과 후쿠오카 고등법원에서도 심리 중이다.

국제사회는 일본 정부의 이러한 방침이 이미 차별이라는 입장이다. 유엔은 일본 정부에 여러 차례 권고했는데, 2010년 3월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고교 교육무상화의 법 개정이 제안되었는바, 여기서 조선학교를 배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정치가 몇 명의 태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후 2013년, 2014년에도 유엔의 소견은 마찬가지였다. 

2018년 9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코리안 학생들이 차별 없이 평등한 교육 기회를 가지기 위해, 고등학교 취학지원금 제도의 지원금 지급에서 조선학교가 차별되지 않을 것을 체약국이 확보한다”고 이전 권고를 다시 표명했다.

초중고 12년간 조선학교를 다닌 리윤령 씨(세이센여자대학)는 “학교 문화제에 학교 근처 역에 모르는 아저씨들이 ‘조선사람 죽으라’, ‘일본에서 나가라’ 등의 말을 외쳐, 공포를 느꼈다”고 증언했다. 또 “일본 TV프로그램에서 미사일, 독재정권 같은 북조선 비난이나 한일관계 악화에 관한 내용이 보도될 때마다 그 화살이 재일동포를 향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매주 금요일 일본 문부과학성 앞에서 우리의 배울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는 이들이 있다며 “재일동포를 나쁘게 여기는 사람은 극히 일부이며, 지원해 주는 사람이 더 많고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은 우리에 대해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는 것을 대학에 들어간 뒤 알게 됐다고 했다. 

그가 겪은 일본 사회는 자신들을 멸시하고 차별했는데, 정작 대학에서 만난 일본 친구들이 재일동포의 존재를 몰라 당황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무관심 혹은 차별 속에서 리윤령 씨는 재일동포로서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2월 17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조선학교 지키기'란 주제로 한일공동심포지엄이 열렸다. ⓒ배선영 기자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을 찾은 미츠노부 이치로 신부(예수회)도 일본정부의 조선학교 차별이 아베 정부가 북한을 적으로 보는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일본 가톨릭교회 몇몇 단위는 인권 차원에서 지역의 조선학교를 지원하고 연대하고 있지만, 일본 가톨릭 교회 전체가 적극적으로 접근하거나 행동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선학교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끌려간 한국인들이 해방 뒤에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남아, 언제 돌아갈지 모르는 고향의 언어와 문화를 잊지 않기 위해 만든 학교다. 해방 당시 재일동포는 약 200만 명. 그중 귀국하지 못하고 일본에 남게 된 60여만 명은 조선인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1945년 10월 즈음 ‘야학 국어 강습소’를 열었다. 조선학교는 한때 540여 개에 달했지만 현재 70여 개만이 남아 있으며, 생겨난 이래 최대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배선영 기자 dari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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