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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기사승인 2020.03.26  14: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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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식의 포토에세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을 휩쓸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으로 우려했던 2020 도쿄올림픽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연기했다는 소식은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확진 환자의 증가와 상상을 초월한 사망자의 소식은 충격적입니다.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카탈루냐 분리를 위한 선거가 한창이었습니다. 한국 사람과 중국 사람이 많았던 바르셀로나 거리를 걷는데, 문 닫힌 한 상점에서 “관광객들은 집으로 돌아가라”는 글귀를 보고 가는 길을 멈췄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부의 축적과 교통의 발달은 전 세계를 이웃처럼 가깝게 만들었지만, 세계를 혼돈으로 몰아간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프랑수아 플라스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마지막 거인"이라는 책에서는 인간의 탐욕이 초래한 비극적 결과를 경고합니다. 지금으로 보면 여행가나 사진가 또는 방송인들이 미지의 땅을 여행한 뒤에 “특종”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공개하면서 일어나는 비극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프랑수아 플라스는 이 책에서 우리에게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라고 묻습니다. 

스페인의 문 닫은 한 상점에서 만났던 글귀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미사가 없는 사순절을 보내면서 우리는 인간과 자연이 맺은 '침묵의 계약'을 위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장영식

스페인의 한 상점에서 목격했던 글귀와 마지막 거인의 이야기는 맞닿아 있습니다.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곳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공개하지 않고, 미지의 세계로 남겨 놓으면 좋겠습니다. 명예와 부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경험한 신비스런 나날들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선한 의지였다고 하더라도 때로는 침묵을 지키는 것이 공동체의 공동선을 위한 길일 때도 있는 것입니다.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세계는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침탈되고 파괴된 역사를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어쩌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의 문명이 만든 비극적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선악과를 따 먹은 결과 말입니다. 핵발전소도 그렇고, 습지를 없애는 일들도 그렇고, 아마존 숲을 없애는 일도 그렇고, 비자림로 숲을 파괴하는 일도 그렇습니다. 그 파괴 위에 길을 닦고, 그 파괴 위에 비행장을 만들고, 그 파괴 위에 도시를 건설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자연을 정복하고자 하는 탐욕의 결과가 비극적인 ‘코로나19’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바이러스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장영식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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