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식의 포토에세이]

늪배를 탔습니다. 늪배가 요동치듯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는 것은 두려움 탓이었습니다. 공포가 지배하는 엄혹한 시기입니다. 엄습하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내 곁의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영식

창녕 우포를 다녀왔습니다. 우포의 늪배는 변함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나는 저 늪배 위에서 바로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균형을 잃고 있었습니다. 늪배 위에서 두려움으로 균형을 잃으면 늪배는 뒤집어지고 맙니다. 

흔들리는 늪배 위에서 물에 빠질 듯한 두려움에 휩싸일 때, "두려워하지 마십시오."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세상은 두려움 속에서도 평화를 향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너무나도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울수록 약한 손을 내밀게 됩니다. 

부활하신 예수는 다락방에 숨어 있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못 자국이 선명한 손을 내밀어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시며 제자들을 위로하십니다. 우리도 힘든 시기를 맞아 절망하지 말고,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식탁에 모인 한 식구이기 때문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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