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선종, ‘국민훈장 모란장’

4월 27일 인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김병상 몬시뇰의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4월 27일 인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김병상(필립보, 88) 몬시뇰의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김병상 몬시뇰은 노환으로 25일 오전 00시 05분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김병상 몬시뇰은 1969년 인천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답동 주교좌 성당의 보좌를 거쳐 교구 사무국장과 상서국장(사무처장)직을 역임했으며, 김포 성당 등에서 주임 사제를 맡았다. 

1977년 ‘정의구현을 위한 특별기도회’, 즉 유신헌법철폐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속되기도 했으며, 동일방직사건 긴급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인천지역 민주화와 사회운동의 요람인 ‘목요회’ 상임대표, 인천앞바다 핵폐기장 대책위원회 상임대표, 실업극복 국민운동인천본부 이사장을 지냈다. 2006년 은퇴한 뒤에도 민족문제연구소 3대 이사장직을 지냈다.

2003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몬시뇰로 임명된 뒤, 학교법인 인천가톨릭학원과 학교법인 인천가톨릭교육재단의 이사장 대리직을 수행했다.

또한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초대 위원장,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공동대표, 기쁨과희망 사목연구원 이사장, 사단법인 지학순정의평화기금 이사장 등도 맡았다.

4월 27일 인천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김병상 몬시뇰의 장례미사가 봉헌됐다. ⓒ배선영 기자

27일 봉헌된 장례미사에서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김병상 몬시뇰을 추모하며 “사제생활 51년간 하느님이 주신 모든 것을 바쳐 하느님이 지금 여기에서 원하셨던 일을 하셨다”며 “사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 전체로 보여 줬다”고 말했다.

이어 정 주교는 고인이 암울하고 인권은 안중에 없던 70-80년대에 정의구현사제단 활동으로 정의와 평화에 투신하고 어렵고 힘들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살았다며, "본당에서도 ‘새로운 양 찾기 운동’을 통해 재복음화에 헌신했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따라 평신도 단체의 활성화와 여성 수도자의 고유한 역할과 권한을 강조하며 사목협조자로 이끌었다”고 추모했다.

정 주교는 “모든 국민이 진보니 수구니, 영남이니 호남이니, 기득권과 소외계층이니 하면서 갈라지지 않고 하느님 안에서 우리가 하나되게 해 달라”는 김병상 몬시뇰의 기도로 강론을 마무리했다.

정부는 25일 김병상 몬시뇰에게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추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또 한 분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며, 애도했다.

문 대통령은 “신부님은 사목 활동에 늘 따뜻했던 사제이면서, 유신시기부터 길고 긴 민주화의 여정 내내 길잡이가 되어 주셨던 민주화 운동의 대부였다”며, 자신이 국회에 있을 때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주재하기도 했고, 청와대에 입주할 때 미사와 축복을 해 주기도 했다고 기억했다.

고인은 백석 하늘의 문 묘원 성직자 묘역에 안장된다. 

정부는 김병상 몬시뇰에게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추서했다. (사진 출처 = 문화체육관광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