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주간 성명 발표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한국 주교단이 기후위기 비상사태 선포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찬미받으소서 기념 주간’에 참여하도록 요청했다.

이번 기념 주간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교황은 지금 당장 ‘기후 정의 실현’을 요구하는 외침에 응답해야 한다며, 5월 16일부터 24일까지 모든 이가 참여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제안했다.

교황은 지구의 울부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며, 생태 위기에 긴급히 응답해 줄 것을 호소했다.

“기후 위기, 지금 당장 나서야 합니다.”

'찬미받으소서' 주간으로 초대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상 메시지. (이미지 출처 = 주교회의 미디어부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동영상 갈무리)

기념주간을 앞두고 한국 주교단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주교단은 먼저 그리스도인들에게 “검약과 희생을 통한 사랑의 실천으로 생활 양시 전환에 적극 동참”을, 모든 시민에게는 “생태적 삶의 방식을 채택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 정부와 담당자들에게는 “정부 차원의 기후위기 인정과 비상사태 선포, 실효성 있는 온실가스 감축 계획 수립, 기후 정의에 입각한 석탄 화력 발전소의 과감한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와 농축산업 변화를 위한 획기적 정책 수립 및 시행, 기후위기에 맞설 범국가 기구 설치”를 요구했다.

주교단은 특히 코로나19 감염 사태를 통해 인간의 무절제한 욕망으로 아무 제어 없이 질주해 온 개발 위주의 성장 정책이 빚어낸 부산물임을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전의 개발과 성장 일변도의 정책을 이어간다면, ‘기후 위기’라는 더 큰 재난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 인류는 이 세상의 주인 행세를 하며 무책임하게 모든 피조물을 남용, 혹사, 약탈했으며 그 결과 ‘공동의 집’인 지구 생태계는 심각한 오염, 질병, 기후 위기에 봉착해 울부짖고 있다”며, “지구는 우리가 만들어 낸 소유물이 아니며, 우리는 다른 피조물과 살아가고 그들을 지키고 보호해야 할 관리인이며 공존하는 구성원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주교단은 생태적 회개를 다시 촉구하면서, “이미 너무 늦었지만 아직 완전히 늦지는 않았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들과 선한 이웃들이 의인 한 사람이 되어 생명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받아들인다면, 세계는 헛된 성장의 신화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세상이 되고, 지구촌의 파국을 비켜갈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주간 안내. (이미지 출처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한편,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 기념 주간을 시작하는 16일, 주교단은 서울대교구 명동대성당 둘레길에서 ‘기후위기 선포 거리 행진’을 진행한 뒤, 저녁 7시 명동대성당에서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기념 미사를 봉헌한다.

‘찬미받으소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6월 18일 발표한 회칙으로 이른바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으로 불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회칙을 통해 “정의의 새 패러다임으로서 온전한 생태계”를 제시하는 한편, 각 개인과 집단만의 이익을 뛰어넘는 “생태적 회개”를 촉구했다.

‘지구’를 인간 생활의 터전, 개발의 대상이 아닌 모든 피조물이 더불어 사는 ‘공동의 집’으로 시선을 전환한 교황은 회칙 1장에서 “더불어 사는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라고 물으며, 현황을 성찰하고 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대화를 촉구했다.

회칙의 핵심 개념은 “정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온전한 생태”에 대한 인식과 변화이며, 무엇보다 인간을 생태계의 주인, 군림하는 권력자가 아닌 다른 피조물, 자연과 상생의 관계를 맺으며, 복구하고 화해하는 ‘관계의 보호자’로 보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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