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길 이주노동자 15명 철길 사망에 “비통”

지난 7일 일어났던 인도 엘지화학 소유 공장 가스 누출 사고에 대해 인도 교회가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재발을 막으며 피해를 입은 모든 이에게 도움을 제공하라고 인도 정부에 촉구했다.

인도 주교회의 의장인 오즈월드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11일 인도 주교회의를 대표해 성명을 내고, 주교회의는 이번 가스 누출 사고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슬프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12명이 죽고 1000여 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안드라프라데시 주 벤카타푸람 마을에 있는 이 공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도 전역에 내려졌던 격리봉쇄 조치가 완화되어 조업 재개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차티스가르 주에서는 한 제지공장에서 노동자 7명이 유독가스를 마신 사고가 있었고, 타밀나두 주에서는 보일러가 폭발하면서 8명이 화상을 입는 등 대형 산업안전 사고가 잇따랐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엘지화학 공장 사고에 대해 “뉴스를 보니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으며, 근처 여러 지역에 패닉을 일으켰다. 누출된 것은 독가스로, 얼마나 들이켰느냐에 피해가 달라지는데, 중추신경계에 영구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노인과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제일 위험하다”고 말했다.

집으로 걸어 돌아가는 이주노동자들. (사진 출처 = CRUX)

인도 경찰은 10일 이 공장에 대해 과실치사와 유독물질 관리부실 혐의로 기소했다.

또한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별도의 성명을 내고,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철로를 베고 잠을 자던 중 지나던 기차에 치여 15명이 죽은 사고에 대해 “가슴이 찢어진다”고 애도했다.

이외에도 1명이 입원했고 4명은 충격이 커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 이주노동자로서 코로나19 격리봉쇄로 일자리를 잃자 철길을 따라 고향으로 걸어 돌아가던 중이었다. 큰길을 따라가면 격리봉쇄 조치를 실행하는 경찰 등에 가로막힐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격리봉쇄 때문에 기차가 다니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3월 24일 전국에 격리봉쇄를 선언했는데, 실시 몇 시간 전에야 발표함으로써, 수많은 일용직 이주 노동자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오도가도 못 하는 형편이 됐다.

이날 사고 전날에는 한 이주노동자 부부가 두 아이와 자전거를 타고 거의 800킬로미터 떨어진 집으로 출발한 직후 차에 치여 즉사한 사건이 있었다. 두 아이는 살았다.

정부는 이런 처지의 이주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기차를 운행하기 시작했으나, 기차가 모자라 많은 이가 걸어서 가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구해야 했다.

그라시아스 추기경은 <크럭스>에 “가슴이 찢어져서 하늘을 바라보며 시편의 말씀을 새기며 울었다. ‘진심으로 제가 당신께 외치나니, 오 주여, 제 백성을 위한 제 기도를 들으시어, 이들의 고난과 상처, 이들의 가난과 곤궁한 처지를 보소서.’ 사람들이 걸어서 집으로 가는 모습, 그러다가 죽는 모습을 보노라니 마음이 찢어진다”고 말을 이었다.

“내 백성, 격리봉쇄 때문에 계속 갇혀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고난은 끝이 없다. 우리 이주노동자들 – 내 백성-은 일자리도 없고, 먹을 것도 없고, 생계 지원도 없고, 머리를 덮을 지붕도 없고, 희망조차 없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에게 어떤 미래가 닥칠지 알지 못한 채 그저 집으로 돌아가고자 할 뿐이다.”

“지금의 격리봉쇄로 이들은 더 빈궁해지고 더 배제되었다. 지역 단위로 보자면, 정부와 교회와 시민단체들, 그리고 사람들이 이들을 돕고 있지만, 당국은 이들이 의지할 데를 찾기 힘든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사람들에게 이들에게 동정심을 가지길 호소한다. 계획을 더 잘 세우고 일을 더 잘 조정하면 내 백성들에게 뭔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는 하느님께, 모든 관련자가 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느끼도록 그 마음을 건드려 주시기를 기도하고 있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위터에 이번 사고로 사람들을 잃어 괴롭다면서, 인도 전역에서 오도가도 못 하고 있는 수많은 노동자를 돕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사 원문: https://cruxnow.com/church-in-asia/2020/05/cardinal-decries-migrant-deaths-industrial-accidents-in-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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