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18일까지 광주 곳곳 추모 미사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 지역 곳곳에서 기념 미사가 봉헌됐다.

17일 광주대교구 임동 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된 40주년 기념미사에 이어 18일에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주관으로 전국 위원장과 수도자들이 5.18기념 성당인 남동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를 주례한 주교회의 정평위원장 배기현 주교(마산교구장)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에 대해, “우리는 광주의 희생자들에게 크게 빚지며 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함부로 자신의 욕망, 권력, 욕심대로 살았던 세력에 당했던 광주의 희생자들의 정신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그 덕분으로 오늘 우리의 민주화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배 주교는 교회의 몫에 대해서도 말했다.

배 주교는 5.18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교회의 태도는 누군가를 가르치거나 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으로 아파하고 죽어간 이들의 가족의 곁에 서서 응어리가 풀릴 수 있도록 끌어 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5.18민주화운동을 의심하는 눈초리로 보고 갈등을 일으키는 이들을 진리 앞으로 세우는 것, 말 없이 그 갈라진 틈을 잇고 메꾸는 것을 해야 한다”며, “말을 앞세우기보다 상처 입은 이들과 같이 아파하는 것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의 결정체”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18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5.18기념 성당인 남동 성당에서 4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정현진 기자

같은 날 오후 망월동 국립묘지에서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사제단과 시민 등 40여 명이 참석한 이날 미사에서 강론을 맡은 박요환 신부(인천교구)는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5.18민주화운동 40년의 시간은 성경의 이집트 탈출과 광야 생활, 예수 그리스도의 광야의 40일, 사순시기를 떠올리게 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특히 40이라는 숫자 안의 ‘유혹’의 의미에 대해 언급하며, “갈증과 배고픔의 유혹, 우상에 대한 유혹 등은 우리에게 하느님을 알게 해 주고 하느님이 하시는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하며, 우리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을 해 주신다는 것을 알게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가슴에 빚으로 남겨진 40년의 시간을 지내오면서 우리는 진정 약속된 땅의 주인으로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 성찰하게 된다”며, “아직 밝혀지지 않는 진상규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책임자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들은 반성과 처벌을 받았는지 그리고 우리 기억 속에서 5.18이 사라지지 않았는지, 다시 옛 생활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정의구현사제단이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기념 미사를 봉헌했다. (사진 제공 =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한편 5월 16일 망월동 국립묘지에서는 평신도 단체 회원들이 묘역을 참배하고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는 천주교공동선연대, 가톨릭평화공동체,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이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70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가톨릭평화공동체 곽성근 공동대표는 “매년 광주에 모여 미사를 드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무산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올해는 더욱 함께 모여 미사를 드리는 시간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우려 속에서도 진행한 것은 특히나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겪고, 이를 함께 극복할 힘이 필요한 상황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죽어간 이들의 정신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며, ”매년 그렇듯, 선배들의 정신을 다짐하고 확인하며, 실천하는 첫 자리가 광주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화는 완성형이 아니기 때문에 이 자리를 통해 선배들의 뜻을 다시 기억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천주교공동선연대 등은 16일 망월동 국립묘지에서 순례와 추모미사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 = 가톨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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