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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받으소서' 주간 기획 3] 형제인 태양, 자매인 달, 어머니이신 대지

기사승인 2020.05.21  1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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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조의 복음'('찬미받으소서' 2장)

올해 5월 16-24일은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아 특별히 ''찬미받으소서' 주간'으로 지냅니다. 이에 공동의 집 지구의 생태 회복과 우리의 실질 생활을 돌아보고 변화의 길을 함께 모색하고자 합니다. 매주 목요일 8회 연재를 맡아 주신 조현철 신부에게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하느님 아버지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이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 함께 보편 가정”을 이룹니다.(89항) 성경 전체는 창조주 하느님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창조공동체 안의 모든 피조물이 창조주 하느님을 찬미하며 노래합니다.(72항, 시편 136장, 148장) 특히, 창세기의 창조 설화(창세기 1-2장)는 하느님과 인간을 비롯한 모든 피조물의 관계를 잘 묘사해 줍니다. 창조설화는 인간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실천하는 존재이며,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평등하며,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을 존중하고 돌보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습니다.(1,26-27) 당시에 ‘신의 모상’은 왕을 가리키는 표현이었습니다. 신의 모상인 왕은 신의 뜻을 대변하며, 노예인 백성들을 부려서 신의 뜻을 수행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창세기는 이 칭호를 모든 인간에 적용합니다. 왕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모상’입니다. 모두가 존엄하고 평등합니다. 인간 인식의 혁명적 전환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이 번성하여 땅을 지배하고 온갖 생물을 다스리라고 축복하십니다.(1,28) 이 지배와 다스림을 인간이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다루어도 된다는 하느님의 허락으로 읽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종종 의도적으로 왜곡된 해석입니다. “성경 구절은 그 맥락 안에서 올바른 해석학을 통하여 읽어야 합니다.”(67항)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지배와 다스림은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실천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이 번성하길 바라시며 축복하셨습니다.(1,22)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세상 모든 것은 인간에게 유용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좋은 것입니다. 이 ‘좋음’은 하느님이 보셨을 때 피조물에서 드러나는 가치, 본질적이고 고유한 가치입니다. 모든 피조물은 자신만의 존재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84항) 하느님의 축복과 찬탄은 피조물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분명하게 말해 줍니다. 인간은 그 뜻을 실천해야 합니다. 다른 피조물을 존중하고 돌보는 것이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의 지배와 다스림의 성격이자 내용입니다. “유용성보다는 존재가 우선”합니다.(69항)

하느님은 흙(‘아다마’)으로 사람(‘아담’)을 빚으셨습니다.(2,7) 아담은 고유명사라기보다 흙의 존재인 인간을 가리키는 일반명사입니다. 흙에서 나온 사람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경은 오늘날 자연을 인간과 분리된 것으로, 인간에게 필요한 자원의 창고로 보는 이원론적, 도구적 관점을 거부합니다. 하느님은 사람이 에덴동산을 일구고 돌보도록 안배하십니다.(2,15) 우리는 땅을 일구어 필요한 것을 얻으며 또한 땅을 돌봅니다. 여기서 인간의 지배와 다스림의 성격과 내용이 재확인됩니다. 이렇게 인간과 자연은 “서로 책임을 지는 관계”에 있습니다.(67항) “인간은 다른 피조물의 수혜자일 뿐만 아니라 그 관리인입니다.”('복음의 기쁨' 215항) 하느님은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며 “협력자”를 만들어 주시려고 온갖 동물을 창조하지만 사람은 거기서 자신의 짝을 찾지 못합니다. 결국 사람의 짝은 그 사람의 갈비뼈에서 나옵니다. 바로 여자입니다.(2,18-25) 사람은 함께 협력하며 사는 사회적 존재이고, 협력자로서 서로 평등합니다.

하느님은 사람이 모든 나무의 열매를 따 먹어도 되지만,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먹지 말라고 명령하십니다.(2,16-17) 인간에게는 지켜야 할 근본 한계가 있습니다. 할 수 있어도 하지 말아야 할 선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그 선을 넘을 수는 있지만, 그 결과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바로, 죽음입니다. 하느님과 온전한 관계는 우리가 우리의 근본 한계 속에 머물 때만 유지됩니다. 하지만 인간은 하느님의 당부마저 거부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품위가 역설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하느님의 창조. (이미지 출처 = Pixabay)

“땅은 주님의 것”이며, 땅에 있는 “모든 것도 주님의 것”입니다.(시편 24,1; 신명 10,14) 성경은 땅에 대한 인간의 절대적 소유권을 분명하게 거부합니다.(67항) “땅을 아주 팔지는 못한다. 땅은 나의 것이다. 너희는 내 곁에 머무르는 이방인이고 거류민일 따름이다.”(레위 25,23) 세상의 소유권에 대한 성경의 시각은 오늘날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한 태도와 자의적인 행태에 대한 엄중한 경고입니다. 우리는 자연을 사용하고 심지어 파괴할 수도 있지만, 소유하지는 못합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면,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 ‘모두’를 위해 마련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자연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가치는 지속가능성과 분배입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 대 바실리오스, 암브로시우스,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아우구스티누스 같은 초대 교회의 교부들이 하나같이 절대적인 사적 소유권을 부정하고 소유권의 대물림과 이로 인한 빈부 격차를 강하게 비판했던 배경입니다. “공동의 것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주장할 때 우리는 그것을 잃어버립니다.”(암브로시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은 탐욕이 아닌 자족, 독점이 아닌 친교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자족과 친교를 목표로 자연을 대할 때, 자연과 인간의 관계도 회복될 것입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요한 14,27) 예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평화는 힘으로 강요하는 ‘세상의 평화’와 다릅니다. 이 평화는 “정의의 작품”입니다.(이사 32,17) 평화는 또한 “인간 사회의 창설자이신 하느님께서 심어 놓으신 그 질서의 열매”, 곧 창조질서의 열매입니다.('사목헌장', 78항) 창조질서는 “근본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하느님과의 관계, 우리 이웃과의 관계, 지구와의 관계에 기초”합니다.(66항) 정의와 평화와 창조질서의 보전(Justice, Peace, and the Integrity of Creation)은 하나의 통합을 이룹니다.(92항) 여기서, 정의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라는 것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정의는 창조주 하느님이 만드신 창조질서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사적인 영역에 국한”될 수 없다는 것도 명백해집니다.('복음의 기쁨' 182항) 불의한 사회 구조는 세상의 창조질서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정의와 생태정의는 창조질서의 보전이라는 하나의 정의의 두 가지 측면입니다. 생태정의가 훼손되면 사회적 약자가 일차적인 피해를 보고, 사회정의가 훼손되면 생태환경이 악화합니다.(49항, 82항; 호세 2,4) 에너지를 덜 쓸 수밖에 없는 가난한 나라와 사람들이 기후변화의 피해를 더 많이 봅니다. 코로나19 재난이 보여 주듯이, 무분별한 개발과 채굴에 의한 자연생태계 파괴로 바이러스 감염이 촉진되면 사회적 약자들이 먼저 재난의 희생자가 됩니다.

“창조는 사랑의 질서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모든 피조물 안에 있는 근본적 동력입니다.”(77항) 우리는 이 사랑의 힘으로 세상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살도록 창조된 하느님의 모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이렇게 기도하고 행동합니다.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이렇게 할 때 우리는 진정 하느님의 자녀가 될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9)

조현철 신부(프란치스코)

예수회, 녹색연합 상임대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조현철 editor@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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