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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성범죄에 대한 자의 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기사승인 2020.05.27  16: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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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6월까지 전 세계 각 교구, 사건 조사 체제 만들어야

지난 5월 15일, 천주교 인천교구가 23년 전 사제의 신학생 성추행 사건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면서 사제 성추행에 대한 미흡한 처벌과 조치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15일 인천교구의 사건 공개에 이은 18일,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이 사건과 교구의 처벌 미흡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교구 내적 노력을 약속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난해 교서 내용을 언급했다.

정신철 주교는 사과문에서 인천교구 사건을 교황청에 보고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그 조치의 근거로 “교황 취임 이후, 사제 성범죄에 단호한 태도를 보였으며, 정상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교회 당국자도 같은 징계를 받도록 했다. 또한 범죄 정도에 따라 형사 처벌도 고려하도록 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이 내용은 2019년 5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 내 성범죄 조치와 처벌에 관련해 낸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는 제목의 자의 교서다.

자의 교서는 가톨릭사전에 따르면, 교황이 자신의 권위에 따라 교회 내 특별하고 긴급한 요구에 응하기 위해 자의적으로 작성해 발표한 문서다. 칙서보다는 조금 가벼운 문서로, 규율이나 행정적 문제의 집행을 다룬다.

따라서 지난해 발표된 자의 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는 성직자의 성범죄 처벌을 행정적으로, 규율적으로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이자 새 교회법으로 전 세계 모든 교회에 적용된다.

이보다 약 3개월 앞서 발표한 자의 교서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는 교황청과 바티칸 지역에 한정된 미성년자와 약한 자들에 대한 성범죄 조치에 관한 것이었지만, 새로운 교서로 교황은 교회 내 성범죄 조치 규정을 전 세계 교회로 확장했다.

이 교서를 내기 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9년 2월,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을 모아 가톨릭교회 내 성직자 성학대 문제를 토론한 바 있다.

“성추행의 범죄는 우리 주님을 배신하는 것이고 그 피해자에게는 육체적, 심리적, 정신적 상해를 입히며 신자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것입니다. 이러한 비극이 어떠한 형태로든 결코 재발되지 않게 하려면, 진심에서 우러난 지속적이고 깊은 회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진심 어린 회개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동참하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행동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자의 교서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서문. (자료 출처 = 주교회의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교서의 구성은 “제 1장 일반 규정, 제 2장 주교들과 그와 동등시되는 이들에 관한 규정”으로 돼 있다.

제 1장 1조에서는 규정의 적용 범위를 밝히는데, “어떤 이에게 폭력, 위협, 권위의 남용으로 성적 행위를 하거나 당하도록 강요한 경우, 미성년자나 힘없는 이들과 성적 행위를 한 경우, 전자통신 수단을 포함한 여러 경로로 아동 음란물을 제작, 전시, 보유, 유포하는 경우뿐 아니라 미성년자나 힘없는 이들을 이에 가담하도록 종용, 모집하는 경우”다.

여기서 미성년자는 18세 미만과 법적으로 미성년자와 동등하다고 간주되는 자이며, ‘힘없는 이’는 질병이나 신체적, 정신적 결함의 상태, 개인 자유가 박탈된 상태에 있는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교서의 내용에서 가장 첫 번째로 강조한 것은 앞선 교서와 마찬가지로 “성직자 성학대 사건의 보고 의무화”다. 또 성학대뿐 아니라 사건 조사를 방해하거나 조사를 하지 않는 주교, 장상의 행동도 보고 대상이 된다. 이는 성학대와 이에 대한 은폐 역시 조사와 처벌의 대상으로 범주화했다는 의미다.

교서에 따르면 이를 위해 “교구들은 이 규범이 발효된 뒤 1년 이내에 전담 교회 부서설립을 통해서라도 누구나 접근하기 쉽고 안전하며, 공적인 (사건)보고서 제출 체제를 하나 이상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 모든 교구는 2020년 6월까지는 이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보고서의 보고 체계는 사건 및 범죄 사실에 대한 정보를 들을 때마다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직원자 또는 교회법상 명시된 이들 가운데 한 직권자에게 그 사실을 곧바로 보고할 의무가 있다. 이 보고서는 관구와 성좌(교황 또는 교황청 관련 부서)에도 전달된다. 다만 사건이 이들 직권자와 관련된 경우, 그 윗선과 성좌로 전달되며 교황사절에 관한 보고서는 국무원에 직접 전달된다.

또 보고서의 정보는 교회법에 따라 그 보안과 온전성, 비밀 유지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보호해야 한다.

보고서가 전달된 뒤의 과정에 대해서는, 관구장이 조사할 임무를 관할 부서에 바로 요청하며 만약 보고서 내용이 명백하게 근거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교황 사절에게 이를 알린다. 조사 관할 부서는 조사를 지체없이 실행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조사 임무를 접수한 지 30일 이내에 구체적 소송으로 나아가는 방법에 대해 적절한 지침을 제공한다고 명시한다.

조사 실행 단계에서 관할 부서가 임무를 맡긴 관구장은 “사실에 관한 정보 수집, 조사에 필요한 교회 관련 문서와 정보 이용,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개인과 시민단체 등에 정보 요청, 미성년자나 힘없는 이들의 진술을 위한 적절한 절차 마련, 관련 정보나 문서 훼손 방지 및 보존” 등을 실행해야 한다.

모든 조사는 90일 이내 종결되어야 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관할 부서에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조사가 종결되면 관구장은 조서와 함께 조사 결과와 관련된 자신의 의견을 관할 부서에 전달하며, 추가 지침이 없으면 관구장의 권한은 조사 종결과 함께 정지 된다.

교서는 이 모든 절차와 과정에서 각국 국법을 준수하도록 하며, “국법에 따라, 특히 관할 국가 당국에 보고할 의무와 관련된 국법에 따라, 정해진 권리와 의무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적용”하도록 했다.

또 피해자와 신고자의 보호와 관련, “신고자와 피해자 누구도 편견, 보복, 차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피해자 지원에 있어서는 피해자와 그 가족의 존엄을 우선하며, 적절한 영적, 심리적, 의학적 지원을 하라고 명시했다.

이 자의 교서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효력을 발휘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정현진 기자 regina@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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