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 25일 한반도 평화미사 봉헌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가톨릭교회가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매년 이날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낸다.

이날 미사는 2019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결정에 따른 것으로, 전국 16개 교구와 1,750여 개의 성당,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등 남녀 수도자들도 같은 지향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6월 25일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남장협)가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6.25 전쟁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했다. ⓒ김수나 기자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대전교구 대흥동 주교좌성당, 마산교구 사파동성당, 수원교구 정자동 주교좌성당, 원주교구 명륜동성당, 의정부교구 참회와속죄의성당, 인천교구 성모당, 춘천교구 양양성당 미사는 각 교구장 주교가 집전했다. 또 광주대교구, 부산교구, 안동교구, 전주교구, 청주교구, 제주교구는 각 본당과 지구별로 미사를 봉헌했다.

앞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는 담화를 통해 “평화와 화해에 대한 교육과 실천적 노력”을 교회에 당부하고, “UN의 대북 경제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방법 실행, 다양한 형태의 이산가족 상봉, 종전 선언과 한반도 평화 협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남장협 미사, “우리의 작은 기도가 화해, 협력, 상생, 평화 구축”으로 이어지길....

이날 미사에서 박현동 아빠스는 “민족의 참된 화해와 형제애, 평화”를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김수나 기자

이날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남장협)가 봉헌한 미사에는 남녀 수도자들이 참례했으며, 남장협 회장 박현동 아빠스(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남장협 민족화해전문위원장 남승원 신부(성 골롬반외방선교회) 등 수도회 사제 9명이 공동 집전했다.

미사 강론에서 박현동 아빠스는 “민족의 참된 화해와 형제애, 평화”를 간구하는 기도를 당부했다.

그는 6.25 전쟁 전후로 북한에서 수도 생활을 하다 고초를 겪거나 숨진 수도자들을 언급하며 “이분들이 우리 공동체에 물려 주신 것은 미움이 아닌 하느님 섭리에 대한 깊은 신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현동 아빠스는 그 뒤를 이은 수도자들도 “먼저 떠난 선배들을 생각하며 분노와 미움의 감정으로 지내는 대신 그러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서 수도 생활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 남북한이 평화롭게 살아가면 좋겠다는 간절한 기도로 어려웠던 시간을 하느님께 봉헌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기도가 비록 작게 느껴지더라도 우리가 함께 바치는 기도를 통해 전쟁의 구조, 미움의 구조, 경쟁과 대립의 구조가 해체되고 화해와 협력, 상생, 평화의 체제가 구축되리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작은 것도 보시는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참된 화해와 형제애 평화를 주시도록 이 미사 중에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남녀 수도자 중심으로 봉헌된 남장협 한반도 평화미사. ⓒ김수나 기자

강론에 이어 남장협 민족화해전문위원장 남승원 신부가 지난 3월 남장협이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면서 발표한 성명서를 다시 발표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가장 큰 화두로 삼아 남북이 화해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도록 한마음으로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한반도 평화 미사 외에도 가톨릭교회의 모든 교구는 2019년 12월 1일부터 2020년 11월 28일까지 매일 밤 9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에 동참하고 있으며, 미사에 앞서 9일 동안(6월 17-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운동을 펼쳤다.

또 오는 7월 27일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는 '전쟁의 기억과 화해의 소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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