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신앙적 거리. (이미지 출처 = Pixabay)

신앙적 거리 두기는?

- 닐숨 박춘식

 

 

2020년 올해

사순절은 사백 리 밖에 도망갔지만. 저희는 묵주로

개나리 부활과 벚꽃 알렐루야에게 손뼉을 쳤습니다

‘여지없는 2M 간격’이라는 절대명령이

십계명처럼 불쑥 나타났을 때

믿음에도 거리도 있는지

없다면 믿음의 거리를 만들어야 하는지

돌림병이 물러가도록 기도만 바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 관계는

어떤 측량도 불가능함을

다시 깨닫고 다시금 영광 찬미 드립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의 미발표 시(2020년 6월 29일 월요일)

 

하느님과 우리 사이는 거리가 없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안에 계시고, 우리는 하느님의 품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교리를 가르칠 때 큰 죄를 범하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떠나가신다고 말하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하느님은 한순간도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믿고 또 믿습니다. 큰 죄는 하느님을 내쫓는 것이 아니고, 우리 영혼 안에 깊이 숨어 계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죄를 뉘우치도록 다독이시고 다시 맑은 영혼으로 돌아오기를 우리 영혼 안에서 기다리십니다. 제가 청소년 때에는, 대죄를 지으면 하느님께서 우리를 멀리 떠나가신다고 배웠고 자주 들었습니다. 신부 수녀도 가끔 그런 말을 했습니다. 참 무섭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아오면서 분명히 느낀 것은, 하느님은 어떤 이유로든 절대로 사람을 떠나지 않는다는 진리를 체험하였기 때문입니다. 칼을 들고 사람을 죽이는 최악의 범죄 현장에서도 하느님은 절대로 떠나지 않고, 죄인을 붙잡고 울며 참으라고 하시지, 나쁜 놈 너 같은 것은 버릴 거야 하시며 떠나지 않습니다. 하느님이 사람을 철저하게 사랑하신다, 절대로 저울질하거나 계산하지 않으신다는 체험을 여러 번 했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사람과 하느님의 거리는 0M이다’는 진리를 절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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