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이미지 출처 = Pixabay)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     

- 닐숨 박춘식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복음 1.14)
 

너의 영혼 안에 계시는 하느님께서

나의 영혼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면

‘우리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이 되십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까지 손수 조율하시면서

두 사람, 열 사람을 하나로 사랑하시는 분이시라면

하느님은 사랑에 미쳐도 보통 미치신 분이 아니고

깡 미치고 꽝꽝 미치신 분이십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의 미발표 시(2020년 7월 6일 월요일)

 

‘우리 가운데 계시는 하느님’이란 표현의 참뜻은 무엇일까?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던 중에, 코로나-19로 생겨난 ‘거리 두기’ 또는 마스크 사용 등 생활습관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깊이 성찰하라는 섭리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포옹하고 악수하는 등의 습관을 버리라는 의도보다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그러면서 모든 사람을 하느님으로 보라는 섭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가운데’라는 말을 위치로 볼 수 있지만, 그보다 더 진지한 ‘하나로 이어지는 방법’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한번 해보시기 원합니다. 우리 가운데에는 하느님이 계시므로, 이웃을 위한 배려에도 더더욱 마음을 기울이라는 뜻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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