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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사키 대주교, "평화는 영혼의 문제"

기사승인 2020.07.21  14: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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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5년 핵무기 투하 기념일 75주년 앞두고 호소

일본의 두 도시에 대한 원폭 투하 75주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일본 주교회의 의장인 다카미 미쓰아키 대주교(나가사키대교구)가 미국에 “그리스도교 국가로서” 예수가 살았던 것처럼 평화의 복음을 증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7월 8일 미국 주교회의가 운영하는 통신사 <CNS>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미국인들은 그리스도께서 가르친 평화의 진리를 이해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나는 미국인 대부분은 자신과 가족,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기가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무기가 어떻게 비극들을 낳았는지 잘 알 수 있다. 미국인들이 무기를 소유하고 사용함이 없이 평화를 위해 일하면 좋겠다”고 했다.

다카미 대주교는 또한 세계가 이미 오래전에 핵무기를 철폐했어야 했다는 자신의 오랜 요구를 다시 강조했다.

나가사키는 일본 가톨릭교회의 중심지로서, 제2차 대전 말인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이어 9일에 두 번째로 핵폭탄을 맞은 도시였다. 일본은 6일 뒤인 8월 15일 항복했고, 이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올해 74살인 다카미 대주교는 그 자신이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피해자다. 나가사키에 원자폭탄 “팻맨"(Fat Man)이 떨어졌을 때 그는 어머니 뱃속에 있었다. 이때 3만 9000-8만 명이 죽었다.

역사학자와 분석가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사망자가 12만 9000명에서 22만 6000명 사이라고 본다. 대부분 민간인이었다.

그는 사제로서 살아온 지난 48년간 내내 핵무장 철폐를 힘써 외쳐 왔다. 올해는 특별히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질 때 나가사키 대성당에 있던 목조 성모상 잔해를 들고 세계 각지와 유엔을 돌았다.

그는 불에 그슬린 성모상의 머리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폭탄의 폭발과 잇따르는 화염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알리고, 누구든지 그의 말을 들으려는 이들에게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것인지 말했다.

그가 보내온 전자우편을 보면 핵무기 상황에 대한 그의 시름을 알 수 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 간 무기통제 협약들이 깨지고 두 나라가 무기를 늘리는 데 엄청난 돈을 쓰려 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 또한 그런 무기를 얻으려 애쓰고 있는 것을 걱정 어린 눈으로 보고 있다.

“세계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비극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갔을 때 핵무기가 있어야 서로 두려워하며 세상이 더 안전해진다는 것은 “왜곡된”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핵무기 철폐, 그리고 핵무기를 제한하거나 없애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협약들을 다시금 잘 지키자고 촉구했다.

일본 주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나가사키대교구의 다카미 미쓰아키 대주교. (사진 출처 = CRUX)

다카미 대주교는 또한 핵무기의 위협에 대해 세상 대부분이 보이는 무관심을 개탄했다.

“직접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그 문제에 관심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니 (핵무기 제조, 보관, 운영 등에) 세상사람 대부분은 관여돼 있지 않고, 따라서 무관심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미군은 (일본에 대한 핵무기) 공격을 직접 수행한 당사자다. 온전히 관여했고 책임이 있다.”

“현대 핵무기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쓰인 핵폭탄보다 수백 배나 더 파괴적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더 가벼우면서도 더 강력한 새 핵무기 개발을 이야기해 왔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은 무력화됐다. 세계는 핵무기의 위협을 더 무섭게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 돈을 쓰고 있다.”(역자 주: 핵확산금지조약은 1970년에 맺어졌으며, 교황청은 1971년에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그는 이어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고 더 크게 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세계의 모든 정치인과 시민들이 핵무기의 존재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치인들은 우리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세계를 비핵화할 책임이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그들의 양심에 강하게 호소하는 것뿐이다. 이런 뜻에서, 나는 그리스도인 정치인들이 자신의 막중한 책임을 깨닫기 바란다.”

다카미 대주교는 또한 신앙인들, 특히 가톨릭 신자들이 “그리스도가 가르친 평화”를 알고 이해함으로써 폭력이 없는 세상이 가능함을 알 수 있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다카미 대주교뿐이 아니다. 일본 주교회의는 오는 8월의 핵무기 투하 기념일을 앞두고 지난 6월 23일 성명을 냈다. 이날은 1945년 참혹한 오키나와 전투가 끝난 날로, 오키나와에서는 “오키나와 위령의 날”로 지낸다.

일본 주교들은 이 성명에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신냉전이 일어나고 동아시아 정세가 불안정하며 핵무기가 확산되고 지구환경위기가 심해지는 것을 걱정했다. 주교들은 이런 문제들이 서로 강력히 얽혀 있으며 인류 모두에게 위험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2017년 유엔에서 통과된 핵무기금지조약(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이 세계 비핵화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청은 2017년 9월에 이 조약에 서명하고 발효시킨 첫 국가들 가운데 하나다.

당시 최종 표결에서 122개국이 찬성했다. 네덜란드가 유일하게 반대했고 싱가포르는 기권했다. 핵무기 보유국들과, 네덜란드를 제외한 나토 회원국들 등 69개국은 투표에 불참했다.

주교들은 아직 평화를 향한 진전은 “불확실한 상태”이지만, 핵무기 투하 75주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과거를 단호히 직시하려는 우리의 결의를 재확인하고 미래에 대해 계속 책임질 것”을 다시 다짐했다.

다카미 대주교는 또한 일본 주교들이 그간 평화와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미국 주교회의와 접촉해 오긴 했지만 “우리의 노력은 충분하지 않았던 듯하다”고 했다.

그는 교회 전체에 걸쳐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평화교육”을 도입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평화는 무엇보다도, 우리 영혼의 문제다. 그럼에도, 평화는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관한 것이고, 그 누구든 차별하거나 증오하지 않는 신뢰와 용서라는 사람 간의 관계 문제다. 평화는 사회 안에서 삶을 보장하는 (건강, 교육, 안전 등) 필요 조건에 관한 문제이고 우리의 공동의 집, 환경에 관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나가사키대교구는 오는 8월 원폭투하 기념일을 앞두고 여러 가지 평화교육과 활동을 펴고 있다. 본당학교들에서 쓸 교육자료를 냈고 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이 터졌을 때 일부가 남은 성모상과 십자고상에 관한 이야기를 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발표한 평화의 메시지도 배포했다. 다카미 대주교를 비롯한 여러 사람은 평화에 대해 대담한 동영상을 준비했다.

또한 오는 8월 9일 오전 11시 2분에는 우라카미 대성당에서 위령미사가 있다.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터졌던 그 시각이다.

기사 원문: https://cruxnow.com/church-in-asia/2020/07/japanese-archbishop-urges-u-s-to-witness-the-gospel-of-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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