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시민이 중심 돼야”

기자회견 뒤 참가자들은 의정부시청 앞 대로에서 손팻말을 펼쳤다. ⓒ김수나 기자

천주교 의정부교구가 참여하는 기후위기 의정부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출범했다.

24일 비상행동은 의정부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범을 알리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시민사회의 연대와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 국회의 노력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비상행동에 동참하는 단체는 모두 30곳으로 천주교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 정의평화위원회 및 개신교를 비롯한 종교계, 교육, 생협, 소비자, 노동조합, 정당 등 의정부 지역 각계각층의 시민사회 단체 등이다.

기자회견에서 의정부 기후위기 비상행동의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규봉 신부(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장)는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발전, 세계화가 아니라 공생, 공존, 지역 중심이 살 길이라고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구를 살리는 데 의정부 시민이 함께해 나가는 것, 지역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라며 “의정부 기후위기 비상행동의 출범이 시민이 중심이 돼 건강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힘찬 걸음이 되길 바라며 천주교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도 영상을 통해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동참을 호소했다.

영상에서 이 주교는 “최근 우리가 사는 지구가 심상치 않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대형 산불이며 홍수와 같은 현상은 기후변화와 깊이 연결돼 있다. 전 세계적 재앙이라고 할 수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질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주교는 “크게 아파하고 있는 지구를 우리가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기후위기 의정부 비상행동 출범식을 응원하며 동참을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기후위기 행동에 동참을 호소했다. (사진 제공 = 의정부교구)

한편 이번 비상행동이 출범하기까지는 의정부교구 환경농촌사목위원회(이하 환농위)의 역할이 컸다.

지난 5월 환농위는 지역 사회에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연대를 촉구하기 위해 매달 2, 4째 금요일에 거리 행진을 펼치기로 결정하고 6월부터 이날까지 모두 4번 거리 행진을 진행했고, 각 행진 때마다 신자 20여 명이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의정부에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만들기로 뜻을 모은 뒤 김규봉 신부가 중심이 돼 의정부 지역의 시민, 사회단체 등과 정당에 동참을 제안했고, 30개 단체가 이에 응하면서 비상행동의 출범이 이뤄졌다.

이번 비상행동 출범의 의의에 대해 김규봉 신부는 “시민이 중심이 돼 지방자치정부가 시민의 목소리를 잘 담아내도록 촉구해야 한다. 교회 내의 목소리가 지역과 경기도, 대한민국으로 확산되면 좋겠다”고 이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명한 것은 나와 우리 삶의 자리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정부교구부터 달라지려 노력하면서 천주교의 힘만이 아닌 이에 동의하는 시민사회, 이웃 종교와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상행동은 출범 선언문을 내고, 6가지 실천사항을 선언했다.

그 내용은 “의정부시 기후위기 대응 조례 즉각 제정, 민관 공동 기후위기 대응체계 수립”, “의정부시 모든 공공건물에 온실가스 감축 시스템 설치 등 온실가스 배출 제로 목표 이행 촉구”, “의정부시 모든 교육기관에서 기후위기 교육 조속 실시”,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동참”, “시민사회와의 연대 강화”, “정부와 국회에 기후위기 비상 선언과 온실가스 감축법안 제정 및 독립적 범국가 기구 구성 촉구”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난 6월 있었던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기후위기 비상선언에 대해 “큰 감사와 환영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기후위기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지 지방정부나 개별부처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정부시는 1제곱킬로미터 당 5582명이 거주하는 과밀지역으로 기상청은 의정부시가 적극적인 온실가스 저감 대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2040년대에 2000년도보다 2.2도씨 이상 도시 온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후위기 의정부 비상행동 출범식에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신자들을 비롯해 50여 명이 함께했다. ⓒ김수나 기자

한편 지난 6월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기후위기 비상선언을 한 데 이어 7월 2일에는 국회의원 109명이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을 발의했다.

결의안은 “국회의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언”, “국회 내에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 설치”, “재생에너지 기반의 지역 분산형 에너지 체계로의 전환 정책 적극지지”,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 정책수립에서 정의로운 전환 원칙 준수” 등이 주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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