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광복절이자 성모 승천 대축일에 명동 성당 제대 양쪽에 태극기가 걸려 있다. 2016년. ⓒ왕기리 기자

오늘 속풀이 질문을 받고는 즉각적으로 몇 년 전에 답을 드린 적이 있는, “제대에 국기를 놓을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마찬가지로 다시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미사가 어떤 지향을 가지고 무엇을 기념하는 미사인가에 따라 부를 수도 있겠다 여겨집니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가? 자문을 하게 됩니다.

노래는 전례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신자들이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함께 노래하라고 신자들을 독려했고, 옛 격언에도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두 배로 기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9항 참조) 그리고 미사전례 때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 기본적인 안내가 있습니다.(같은 책, 41항 참조)

전통적으로 교회는 로마 전례에서 그레고리오 성가를 으뜸으로 삼아 왔습니다. 하지만, 전례 거행의 정신에 맞고 모든 신자를 전례에 참여시키는 효과를 가지는 다양한 성음악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정리합니다. 오늘 우리가 언제보다도 자주 접할 수 있는 생활성가들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사 전례 중에서 몇 부분, 특히 신앙고백과 주님의 기도 정도는 쉬운 곡조의 라틴말 노래로 부르면 좋을 것이라고 교회는 추천하고 있습니다.(같은 책, 41항 참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본당에 모여서도 서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한 채 자리를 잡고, 마스크를 쓴 채 노래보다는 그냥 기도문을 읽는 경우가 더 많다 보니 전례가 매우 건조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처럼 전례에서 노래가 중요합니다. 노래는 회중들이 마음을 모아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고무시키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따라서 그런 노래 혹은 하느님의 자비와 평화를 구하는 공동체의 기도를 담은 노래가 선곡되어 불려야 전례의 정신에도 합당합니다. 

앞서 간단히 언급한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 따라서 볼 때, 아무리 모든 국민이 이 노래의 1절은 다 안다고 해도 "우리나라 만세"로 끝나는 애국가가 전례에 어울리는 노래라고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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