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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심해수색 기술 충분, 정부 의지에 달렸다”

기사승인 2020.09.28  15: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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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 국회 공청회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 수색을 추진하기 위한 국회 공청회가 열렸다.

25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 17명이 공동 마련한 국회 공청회 결과, 해양 전문가 등 참가자들은 “침몰 원인 규명 및 유해 수습에 대한 과학적, 기술적 방안은 이미 충분하며 문제는 정부 의지”라고 밝혔다.

2019년 2월 1차 심해 수색 당시 스텔라데이지호의 위치와 잔해가 확인됐고, 실종 선원으로 추정되는 유해도 발견됐다. 그러나 침몰 원인 규명과 유해 수습이 이뤄지지 않은 채 수색이 끝났고 2020년 예산에 2차 심해 수색비가 책정되지 않아 수색 문제는 그간 답보상태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국제 선박 사고 사례와 우주홀해양연구소 등 전문가 조언, 1차 심해 수색의 한계점 등을 짚고,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을 밝히는 것은 해양 사고 재발 방지 및 국제 선박 안전 기준을 높이며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25일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 수색 추진을 위한 국회 공청회가 열렸다. ⓒ김수나 기자

1차 심해수색 결과로는 침몰 원인 밝히기 어려워....
3차원 모자이크 영상 구현 기술 확보
블랙박스, 유해 수습 전문가 투입돼야

우주홀해양연구소와 관련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강희진 책임연구원(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은 “오션인피니트사(1차 심해수색 업체)가 촬영한 영상으로는 침몰원인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3차원 모자이크 영상 구현이 어렵다”며 “멀티렌즈카메라와 라이다(LiDAR)로 스텔라데이지호 잔해를 3차원 영상 촬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차원 모자이크 영상은 여러 장의 배 잔해 사진을 정교하게 이어 붙여 전체 선박의 형상을 입체로 나타내는 것이며, 라이다는 레이저로 정밀한 거리, 형상을 측정하는 것으로 이들은 선박의 침몰 원인을 밝히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다.

우주홀해양연구소는 3차원 모자이크 영상 구현에 특화된 해양전문기관으로 타이타닉호, 에어프랑스 447기 등의 잔해 수색과 사고원인 조사에 참여한 비영리 과학연구소다.

강희진 책임연구원은 스텔라데이지호가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정에 따라 폐선됐어야 할 ‘단일선체 원유운반선’이었음에도 광석운반선으로 개조, 운항돼 침몰된 사례라면서 “침몰원인을 밝혀 국제해사기구에 보고하고 동종 선박의 문제점을 개선한다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치형 교수(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 따르면, 스텔라데이지호의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은 2017년 당시 전 세계 개조 노후 화물선 52척 가운데 19척을 보유했다. 또 같은 해 5월 영국 <로이드 해사일보>는 지난 5년간 전 세계 개조 화물선 52척에서 신고된 결함의 43퍼센트가 스텔라데이지호를 비롯한 폴라리스쉬핑의 개조 화물선에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년간 우즈홀연구소에 방문, 취재를 한 <시사IN> 김영미 PD는 1차 심해수색을 수행했던 시베드 컨스트럭터호에는 블랙박스 전문가가 탑승하지 않아, 블랙박스 수거 과정에 미흡함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해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하려면 외부 충격에서 보호하기 위해 철망에 담아 건져 올려야 함에도 그대로 건져 올렸으며, 자료 보존을 위해서는 건져 올리는 즉시 초순수액에 담가야 하는데 물로 세척했다”면서 “그 결과 수거된 블랙박스의 데이터칩이 파손돼 데이터 복원에 실패했고, 훼손의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스텔라데이지호에 블랙박스 2개가 탑재됐고, 하나는 아직 심해의 조타실에 남아 있다면서 이를 수거해야 침몰 원인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1차 심해수색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 조타실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조타실은 침몰 당시 선원들이 모여 있던 곳이라는 생존자의 증언이 있었던 만큼 유해와 유품 수습, 블랙박스 수거와 선내 수색을 위해서는 선내 투입이 가능한 소형 침투형 무인잠수정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차 수색 때에는 선체 외부에서만 영상이 촬영됐으며 오션인피니트사는 침투형 무인잠수정을 준비하지 않았다.

1차 심해 수색 때 촬영된 스텔라데이지호의 조타실로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음이 확인됐다. (사진 출처 =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 추진을 위한 공청회 자료집)

한편 전치형 교수는 원격조종잠수정, 무인잠수정 등의 기술로 영국 더비셔호(1980년 침몰), 골호(1974년 침몰), 미국 엘 파로호(2015년 침몰)의 침몰 원인을 밝혀낸 각 국의 사례를 들었다.

전 교수는 “4000미터 해저에 침몰한 더비셔호 심해 수색과 침몰 원인 조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 및 실행력이 우주홀 등의 기술, 경험과 결합했기 때문”이라면서 “영국 정부는 더비셔호 조사로 희생자 가족을 위로하고 안타까운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것뿐 아니라 국제 선박안전에 기여하려는 의지 또한 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원인 조사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면서 “사고와 재난에 대응하는 방식에서 그 나라의 진정한 수준과 역량이 드러난다. 어떤 선박이든 원인을 밝히지 않은 채 바닷속으로 사라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것이 해양 선진국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기술 문제 없어, 원인 규명과 선박 안전에 대한 의지 문제”
“예산, 폴라리스쉬핑에 구상권 청구로 충분히 가능”

이날 토론을 진행한 서주노 수석연구원(국방과학연구소)은 “심해 수색에 기술적 문제가 없고, 침몰 원인도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음이 드러났다. 사고 원인 조사와 선박 안전 증진을 위한 의지가 문제”라면서 “가족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1차 수색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차 심해수색에서는 스텔라데이지호를 잘 아는 조선공학 전문가와 포렌식 전문가가 반드시 참여해야 하고, 무슨 장비로 어떻게 심해수색을 진행할지 사전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제 계약상의 문제로 또다시 미흡함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인권재단 사람 박래군 소장은 “스텔라데이지호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것은 정부, 여당의 의지 부족과 관련 부처의 자세 때문”이라면서 “책임을 면하고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고 최소한의 수색만 진행해 유해 수습이나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월호 참사 뒤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전환기”라면서 “국민이 해외에서 목숨을 잃을 때 국가가 먼저 나서 마지막까지 진상을 밝히고 시신과 유품을 수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국민도 애국심과 국가에 대한 신뢰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특히 자산이 2조 이상 되는 폴라리스쉬핑에 구상권을 충분히 청구할 수 있는데도 예산을 문제 삼아 문제 해결의 진전을 막는 태도가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1차 심해 수색 때 조타실에서 약 500미터 떨어진 해저면에서 발견된 선원의 유해. (사진 출처 =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 추진을 위한 공청회 자료집)
선원들의 간식이었던 탄산음료(1차 심해 수색에서 발견)가 심해 3500미터에서도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사진 출처 =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 추진을 위한 공청회 자료집)

이날 관계 부처인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담당자도 참여했다.

먼저 외교부 강형식 해외안전관리기획관은 “2차 심해수색 예산이 책정되지 못한 점에 송구하다”면서 “이번 공청회의 의견을 바탕으로 국회의원 및 관련 전문가, 가족, 관계기관과 협의해 2차 수색 여부와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 김민종 해사안전국장도 “1차 수색 때 경험이 없어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면서, “2차 수색을 하게 되면 분야별 전문가를 잘 활용하고, 1차 수색에 대한 충분한 피드백을 통해, 기술적, 행정적 미비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의원 17명을 대표해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은 “국가가 책임지고 공식 보고서를 낼 때까지 대 정부 질문, 상임위, 국감 등을 통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스텔라데이지호 대책위, “2차 심해수색 예산 조속히 편성해 달라”

한편 28일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시민대책위는 공청회에 대한 입장을 내고, “실종자 유해 수습을 위한 2차 심해수색 예산의 조속한 편성”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공청회에서 온전하게 남아 있는 조타실과 다른 하나의 블랙박스가 확인됐고, “과학적, 기술적 방법으로 심해 수색과 유해 수습, 원인 규명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예산을 조속히 편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침몰 직전 조타실에 선원 11명이 모여 있었다는 필리핀 생존 선원의 증언이 담긴 마셜제도 공식 보고서에 따라 대책위는 2차 심해 수색에서 조타실에서 최소 11명, 1차 심해수색 때 발견된 유해까지 모두 12명의 실종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재난 대응 방식에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국가의 책임을 회피한다면, 더 이상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의 진실은 전 세계 해양사에 남을 사건으로 국제적 시각에서 스텔라데이지호를 바라보고 하루빨리 선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2017년 3월 31일 스텔라데이지호는 철광석 약 26만 톤을 싣고 브라질을 출발해 중국으로 가다 우루과이 인근 남대서양에서 2번 포트 침수 보고 뒤 5분 만에 침몰했다. 현재까지 한국 선원 8명, 필리핀 선원 14명이 실종 상태다.

타이타닉호에서 수거한 탑승객들의 유품으로 침투용 무인잠수정이 4000미터 심해에서 선체 안으로 들어가 수거했다. (사진 출처 =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수색 추진을 위한 공청회 자료집)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김수나 기자 ssuk316@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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