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교회가 못한 일, 정의와 공정 위한 실천 필요

미국 대통령 선거운동의 막바지에 조 바이든은 이렇게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위대한 나라를 이끌고자 하는 그 누구든 답해야 할 몇 가지 질문을 했었다.” 바이든은 자신의 신앙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면서 또한 이 나라를 하나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제, 바이든이 미국 역사에서 두 번째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 될 이 시간에,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그가 그 자신이 속한 교회, 크게 갈라진 미국 교회의 치유를 도울 수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다.

포덤 대학의 데이비드 깁슨 종교문화센터 소장은 “미국 가톨릭교회는 미국 정치만큼이나 분열돼 있으며, 그 분열은 정치 때문인 부분도 많다”고 말한다.

선거운동 내내, 바이든은 – 그가 합법적 낙태를 지지해 교회 가르침과 반대편에 서 있던 – 그의 신앙에 대한 비판에 시달렸고, 일부 교회 인사들은 그가 진짜 신자가 아니라고도 했다. 하지만 몇몇 교회 관측통들은 그러한 적대감은 역풍을 일으키고 바이든을 지지하는 신자들을 더욱 소외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나아가, 이들은 교회 지도자들이 국가적 분열들을 메워 기우려는 바이든의 열망을 포착하고 교회 내부에서 그러한 화해 노력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부디 현명하리라 믿는다.

깁슨은 <NCR>에 “우파에 속한 많은 당파주의자는 바이든이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을 기회가 될 때마다 그를 때려 날릴 몽둥이로 계속 이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은 진짜로 ‘가톨릭 신자 조’다. 그는 이 나라에서 교회에 나가는 가톨릭 신자 대다수처럼 보이고 행동하고 말한다. 그의 가톨릭 신앙을 당파적 목적을 위해 그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쓰려 한다면 그가 대통령이 되면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것이다.”

그는 이어서 “선거운동은 곧 끝나고, 도널드 트럼프는 무대 뒤로 물러날 것이다. 바이든의 신앙을 더 공격하면 어쩌면, 진짜 어쩌면,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을 공적 영역에 어떻게 놓아야 하는지에 대해 영혼 찾기 같은 것을 하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AP>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가톨릭 신자 투표의 50퍼센트를 얻었고 바이든은 49퍼센트를 받았다. 하지만 백인 신자만 놓고 보면 트럼프는 4년 전에는 64퍼센트나 받았던 것에 비해서는 줄었다. 이번 2020년에는 백인 신자의 57퍼센트가 트럼프를 지지했고 42퍼센트는 바이든을 찍었다.

한편, 히스패닉 신자들은 바이든이 67퍼센트, 트럼프가 32퍼센트였다. 다만 이들 라틴계 가톨릭 신자들은 플로리다에서는 트럼프 지지율이 각기 6퍼센트포인트, 텍사스에서는 11퍼센트포인트가 늘었다.

맨해튼 대학의 종교학 교수인 나탈리아 임페라토리-리는 “바이든의 승리는 라틴계 여성들 덕이 크다. 특히 서부와 서남부, 그리고 모든 도시 중심부에서 그렇다”고 말한다. “라틴계 여성들은 교회 안에서, 세상 안에서 우리가 보고 또 보고 있듯이 부담스럽고 힘든 일을 다 한다.”

그녀는 <NCR>에 “라틴계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특히, 이번 승리가 중요하다. 바이든은 그들이 걱정하는 문제들을 신경 쓰기 때문이다. 이주민과 피난처를 찾는 이들에 대한 자비, 트럼프 정부 안에서 특히 이주민 아이들에게 행해진 악행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열망 등이 있다.”

“바이든은 또한 기후에도 신경을 쓰는데, 이는 미국 전역의 라틴계 가톨릭 신자 공동체들에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1960년에 (첫 번째 가톨릭 대통령이기도 했던) 존 케네디가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면, 바이든은 내년 1월에 대통령 선서를 할 때는 78살로서, 최고령 대통령 취임자가 된다. 하지만 지금 83살인 프란치스코 교황도 비슷한 나이에 교황이 되어 미국과 세계 전역의 많은 가톨릭 신자에게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었듯이, 바이든이 80대의 교황이 보여 주는 사회에 대한 비전에 이끌리는 교회 신자들에게 호소력을 잘 발휘할 것이라고 믿는 이들도 있다.

11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자 두 사람이 필라델피아에서 개표 도중 서로를 향해 외치고 있다. (사진 출처 = NCR)

“바이든을 지지하는 가톨릭인들”의 스테판 슈넥 공동의장은 공공정책 전문가다. 그는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은 미국 주교회의에 “분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NCR>에 보내온 전자우편에서 “그가 미국 정치에 불러온 양극화는 주교회의의 여러 분열로 이어졌으며 미국 주교단과 프란치스코 교황 간의 긴장을 강화했다”고 했다. “바이든이 당선된 것은 이러한 판을 다시 짤 기회가 된다.”

프란치스코회 행동 네트워크의 사무총장이기도 한 슈넥은 “바이든 행정부는 낙태에 관해 주교회의와 중요한 차이점들이 있음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해 온 사회정의, 창조보전, 평화 문제 등 많은 것을 놓고 주교들에게 믿을 만한 파트너다.”

슈넥은 바이든이 “중도파 민주당원”이며 “자신의 교회를 사랑하는 가톨릭인”이라면서, “우리는 바이든 정부는 그간 우리가 트럼프 밑에서 봤던 것처럼 미국 주교들 사이에 분열을 부채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는 좋은 느낌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게 아니다. 다만 대통령과 주교들 간의 관계가 전문가주의, 존경, 그리고 양측에서의 실제적 협력을 위한 개방성 등으로 이뤄지는 정상성의 복원을 예측할 뿐이다.”

스티븐 밀리스는 가톨릭신학연맹 버나딘센터 소장이다. 그는 교회가 신뢰를 잃었으며 세상을 향해 다른 접근법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뭔가 더 나은 것,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톨릭 사회사상과 놀라우리만큼 비슷한 비전을 바라고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 줘 왔다.”

“미국의 두 번째 가톨릭 대통령이 이 모든 것을 대화 속으로 이끌 기회, 교회에 대한 그 자신의 공개적 믿음과 우리의 자유로운 공화국이 우리가 최선의 모습이 될 수 있는 더 나은 그림에 초점을 맞추는 렌즈가 될 기회는 전례 없는 일이다.” 그는 <NCR>에 보내온 전자우편에서 “물론 이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자동으로 일어날 리는 없다. 우리는 엄청난 반대가 있을 것임을 안다. 하지만 희망할 이유들이 있고, 우리는 모두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며 도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반대는 이미 선거 직후의 며칠간에 나타났다. 몇몇 가톨릭 지도자들은 바이든의 승리는 부정 투표 때문이라는 허위 주장을 되풀이했다.

친 트럼프/반 프란치스코 가톨릭 미디어 재벌인 <EWTN>의 수석 앵커인 레이먼드 아로요는 트위터에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부정투표가 얼마나 크게 벌어졌는지, 그런 투표 때문에 최종 개표 결과가 뒤바뀌었는지 어쩐지 결코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극우 그룹인 “가톨릭 투표”도 아로요에 호응해서 “조 바이든 위에 드리운 불법성의 먹구름이 그 어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원했다는) 러시아 개입설보다 훨씬 더 크다”는 트위트를 날렸다.

그럼에도 바이든을 비판하는 꼴통 가톨릭 문제보다, 이 나라와 교회에 다 같이 당면 과제로 전면에 떠오른 하나의 문제가 있으니, 그것은 인종 정의 문제다. 바이든의 선거운동에서, 신앙인들에게 한 마지막 호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번 선거에서는 인종주의가 종교 문제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티아 노엘 프랫 박사는 “분열된 교회와 국가를 치유”한다는 구절은 실제로는 “백인 패권을 가능하게 하고 관철한 사람들을 더 즐겁게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암호화한 언어”인 경우가 너무나 많은데, “이는 우리 나머지가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바로 그들로 하여금 불편하게 느끼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녀는 가톨릭교회 안의 제도적 인종주의를 전공한 사회학자로서, 그러한 인종주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가톨릭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했다.

그녀는 <NCR>에 “이 사고방식은 하나의 사회이자 하나의 교회로서 지금 우리가 처한 곳에 이르게 만든 것의 일부”라며, “불편하게 되어야 비로소 우리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곧 등장할 바이든 정부를 보면서, 그녀는 바이든 정부는 수사를 넘은 실천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과 사회, 교회를 만들기 위해 제도적 인종주의와 백인 패권을 깨부수는 일에 계속해서 매진하는 것이다.”

이 의견에 임페라토리-리도 동의한다. 그녀는 쿠바계 미국인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이번 선거로 라틴계를 하나의 단일체로 보는 관점이 “끝”나기를 바라면서, “단지 미국의 지배적 문화가 라틴계를 인종주의의 대상으로 본다는 이유만으로, 라틴계는 과거와 현재의, 반 흑인, 반 원주민 인종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역자 주- 이번 선거에서는 같은 히스패닉 중에서도 플로리다에 집중된 쿠바계는 공화당을 많이 지지한 반면, 서남부의 멕시코계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다. 쿠바계는 대부분 쿠바의 공산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옮긴 반공주의자와 그 후예들이다.)

존 거링은 “바이든은 우리 교회 안과 정치계 안의 가톨릭 신자들이 크게 분열되어 있는 시기에 이끌게 되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공공 생활 행동 안의 신앙”이라는 단체의 가톨릭 프로그램 담당이다. 그는 “그 어떠한 회칙이나 행정명령으로도 이 현실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바이든이 그 못된 설교대에서 나오는 못된 말들을 감수하고, 겸손함과 은총으로 (그들과) 말할 것으로 본다. 그는 (분열된 양쪽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깁슨도 이에 동의한다. “바이든은 공통 기반, 공통의 훌륭한 가톨릭 신자다.” “이 나라를 치유하려는 그의 노력에 그의 신앙이 필수적으로 보인다면, 그것은 제도교회 지도부가 일으켜 온 문화전쟁의 지난 세월 내내 거의 보이지 않았던, 가톨릭교회에게는 좋은 모습이 될 것이다.” (역자 주- 문화전쟁이란 미국의 근본주의/복음주의 개신교와 보수파 가톨릭이 낙태 반대(라는 문화적 가치관)를 절대적 신앙/정치 기준으로 보고 이를 위한 정치투쟁을 성전화한 것을 이르는 미국적 현상이다.)

“조 바이든은 교회의 서품받은 지도자들이 제공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았던 (진정한) 가톨릭 리더십을 보여 줄 기회를 맞았다.”


기사 원문: https://www.ncronline.org/news/politics/can-joe-biden-heal-divided-nation-and-his-own-catholic-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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