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해외선교사의 날 행사 동성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려

제3차 해외선교사의 날 행사가 ‘라틴 아메리카 선교와 문화’를 주제로 10월 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동성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천주교 주교회의 해외선교 · 교포사목위원회와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선교전문위원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해외선교분과가 함께 마련한 이 자리에는 해외선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신학생과 신자들 4백여 명이 참석했다.

▲ 제3차 해외선교사의 날 행사. 파나마 전통의상을 입고 연단에 나선 평신도 선교사 박효원 씨가 라틴 아메리카를 소개하고 있다. ⓒ강한 기자

박효원 씨 ⓒ강한 기자
1998년부터 에콰도르, 파나마에서 평신도 선교사로 활동한 박효원 씨는 파나마 전통의상인 긴 치마를 입고 나와 라틴아메리카에 속한 여러 나라들과 선교 현황을 소개했다. 박효원 씨는 라틴아메리카는 가톨릭교회가 절대 다수인 지역으로 여겨지지만 여전히 선교사가 절실하게 필요하며, 특히 한인 선교사들의 손길이 필요한 희망과 기다림의 땅이라고 말했다. 종교적으로 “개신교의 거친 공격”을 받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천주교 사제, 수도자, 선교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가 있었던 지역에서 신부님께 종부성사, 혹은 장례 미사 집전을 받을 수만 있다면 그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 얘기할 정도로 신부님 뵙기가 힘듭니다. 평신도 선교사인 제가 담당했던 공소가 14개였습니다. 그만큼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선교사가 부족한 지역입니다.”

강요섭 신부ⓒ강한 기자
오랜 기간 라틴아메리카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다 돌아온 사제와 수도자의 강연도 이어졌다.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지원사제로서 칠레에서 지냈던 강요섭 신부(광주대교구)는 항구도시 발파라이소와 남부의 마푸체족 거주지에서의 경험을 소개했다. 강요섭 신부는 선교활동을 경험한 뒤 인격적 · 신앙적으로 좀 더 성숙해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가 무언가 했다기보다는 주님께서 나를 좀 더 키워주시고 발전시키시려고 그곳에 보내주셨다고 고백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신학생들에게는 “신부가 되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지 말고, 한 가지 더 보태 어떤 신부로 살 것인가 하는 고민을 신학생 때부터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정하 수녀ⓒ강한 기자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박정하 수녀(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1999년부터 2011년까지 페루에서 지낸 선교사 생활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정하 수녀는 페루 수도 리마 남쪽의 해안지역 마을에서 활동하며 보게 된 극심한 가난과 열악한 환경에 당황하고 마음이 아팠지만 “지독한 가난을 해결하고자 덤비며 부족한 것을 주려고만 한 게 내 교만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며 이곳 문화와 생활방식을 통해서 이 사람들 안에 계시는 부요하셨지만 가난해지신 예수님을 발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박정하 수녀는 “가난하고 척박하고 거친 안개 속 같은 남미 선교지의 외침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하며 “여러분을 통해서 하느님이 발견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신철 주교ⓒ강한 기자
정신철 주교(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장) 주례로 봉헌한 파견 미사에서는 독서와 복음 말씀을 한국어와 스페인어로 봉독했고, 보문동본당 이주민 공동체에서 온 참석자들이 미사곡과 특송을 불렀다. 독서대 왼쪽에는 라틴 아메리카의 수호성인 ‘과달루페의 성모’ 성화가 놓였다.

정신철 주교는 강론을 통해 “선교는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라며 “인간적인 계산이나 논리적 판단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20년, 30년의 인간적인 삶을 갖고 전체를 평가하기에 선교를 가야 하느니 말아야 하느니 얘기한다”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하느님의 눈으로 아파하는 전세계의 교회 지체를 바라보면 좋겠다. 그럴 때 우리가 진정으로 세상 끝까지 복음을 선포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사는 신자로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 파견 미사 중에 페루 출신 이주민 에스메랄다 씨가 스페인어로 성경을 봉독하고 있다. 독서대 왼쪽에는 라틴 아메리카의 수호성인 '과달루페의 성모' 성화를 놓았다. ⓒ강한 기자

▲ 보문동본당 이주민 공동체에서 온 참석자들이 성가를 부르고 있다. ⓒ강한 기자

▲ 정신철 주교 주례로 봉헌한 파견 미사 ⓒ강한 기자


▲ 제3차 해외선교사의 날 행사 중 상영한 라틴 아메리카 선교사들의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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