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한 생활 프란치스코 성인과 닮아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 크지만 사회참여에는 선긋기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프란치스코’를 이름으로 선택한 첫 교황이 됐다. 교황 선출 소식이 알려진 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인지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였으나, 바티칸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는 새 교황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기리기 위한 의미로 자신의 이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바티칸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는 새 교황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를 기리기 위한 의미로 자신의 이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 교황청 유튜브 갈무리 youtube.com/vatican)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는 프란치스코회의 창설자로 단순하고 천진한 신앙심, 자연에 대한 사랑과 진실한 겸손, 청빈의 상징이며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성인 중 한 사람이다. 새로운 교황 프란치스코 역시 평소 검소한 생활을 실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의 대주교 자리에 오른 후에도 대주교관저에 머물지 않고 작은 아파트를 얻어 생활했다. 또 직접 식사 준비를 하고 운전사가 딸린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이름으로 선택한 것은 평소 그가 견지해온 생활태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분배정의에 관심 … 독재정권 시절 군부 탄압에는 눈감아
낙태와 피임, 동성애 등에 보수적인 입장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7년 라틴 아메리카 주교 회의에 참석해 “우리가 사는 곳은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지역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가난한 이들의 고통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불평등한 분배는 우리 형제들에게 크고 작은 죄를 저지르게 하는 동시에 보다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1970-8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치하에서는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으로 재임하면서 예수회 소속 사제와 수도자들에게 사회와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말고 주어진 사목활동에만 전념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라틴 아메리카 해방신학의 흐름과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독재시절 당시 아르헨티나 가톨릭교회의 유력한 지도자 중 한 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구성원들을 정부의 탄압으로부터 충분히 보호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낙태와 피임, 동성애에 관해서는 가톨릭교회의 전통적인 입장을 대변해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0년 동성애 부부의 입양이 어린이에 대한 차별을 불러일으킨다고 발언해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그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는 2010년 7월 동성결혼이 합법화돼 동성부부의 아이 입양이 허용되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 시각으로 14일 오후 5시에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들과 교황 선출 이후 첫 미사를 봉헌한다. 취임 미사는 19일 오전 9시 30분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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