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성산 주민 김경배 씨, 세종 정부청사 앞 노숙 농성

지난 1월 1일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들과 신자들이 김경배 씨의 농성장 앞에서 10번째 미사를 봉헌했다. (사진 제공 = 대전교구 생태환경위)
지난 1월 1일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들과 신자들이 김경배 씨의 농성장 앞에서 10번째 미사를 봉헌했다. (사진 제공 = 대전교구 생태환경위)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를 위해 주민 김경배 씨가 노숙 농성을 하고 있는 세종시 정부청사 앞에서 지난 1일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연대 미사를 10번째로 봉헌했다.

제2공항 예정 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 씨는 지난 10월 21일부터 제주도청과 세종 정부청사 앞을 오가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그 뒤 건강이 악화되어 농성 43일째인 12월 2일부터 노숙 농성으로 이어 갔다. 1월 4일 현재 농성은 76일째다.

김경배 씨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그대로 이어 가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 원희룡 도지사와 “환경영향평가만이 사업 여부 기준이 아니”라는 환경부에 항의하며, “제2공항 부지에 대한 가중치를 두고 제2공항 건설 여부만 묻는 여론 조사가 아니라, 전체 도민의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에 합의할 것, 중요 환경훼손 우려가 있을 시 사업 중단 요청할 것에 대한 약속, 제2공항 공군기지화를 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확답을 받겠다는 약속” 등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환경영향평가가 졸속, 부실로 이뤄지고 있는 점, 2019년 10월, KEI(한국환경정책평가원, 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가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에 대해 입지 타당성이 매우 낮아 다른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점, 제주의 자연 환경이 더 이상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 관광객 쓰레기, 오폐수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원주민들의 삶의 질 추락 등 제주 환경수용능력 문제, 주민 동의나 도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사업이라는 점 등이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김경배 씨가 제주도청을 떠나 세종 정부청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하던 11월 27일부터 연대 미사를 봉헌하고, 환경부에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요구했다.

임상교 신부(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장)는 “미사를 시작한 이유는 그곳에 삶의 자리를 지켜 달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어서”라며, “또 다른 이유는 제2공항이 들어선다면 그나마 제주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마저 파괴돼, 제주 환경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그것을 넘어 하느님의 창조사업을 방해하고 파괴하기 때문이며, 제주를 또 다른 군사기지화 하는 것을 명백히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4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임 신부는 “사실 긍정적으로 해결되리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노숙을 하는 김경배 씨의 상황도 좋지 않다. 청사에서 전기까지 끊으려고 시도했었다”며, “하지만 이런 사업을 개인의 공적을 위해 함부로 추진할 수 없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1월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연대 미사를 이어 갈 계획이며,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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